쏠림 없는 주행감과 깔끔해진 내·외관…사전 계약 신기록 시장 반응 ‘후끈’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신형 스포티지 사전 계약 첫 날인 7월 6일 하루에만 1만 6078대가 계약이 이뤄졌다. 국내 SUV 중 이보다 많은 사전 계약이 이뤄진 모델은 2020년 출시된 4세대 쏘렌토(1만 8941대)뿐이다. 준중형 SUV에 한정하면 종전 기록인 ‘디 올 뉴 투싼’의 1만 842대를 가볍게 넘어서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기아 관계자는 신형 스포티지에 대해 “모든 면에서 상품성을 대폭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의 자신감이 소비자의 만족도로 이어질 수 있을까. 신형 스포티지 시승회에서 그 가능성을 점검했다.
디자인 측면에서 우선 이전 모델에 비해 낮아진 헤드램프 위치가 눈에 띈다. 전 모델인 4세대 스포티지는 헤드램프 위치가 높아 마주 오는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헤드램프 위치가 바뀌면서 전면부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달라졌다. 전 모델이 강렬한 인상에 초점을 맞췄다면 신형 스포티지는 날렵한 분위기를 풍긴다.
신형 스포티지는 기아의 새로운 엠블럼이 적용됐다. 기아의 이전 엠블럼은 타원형 안에 기아(KIA) 글자가 적혀 있었지만 현재 엠블럼은 타원을 없애고 기아 글자만 새겨진 형태다. 타원형 테두리가 사라지면서 엠블럼과 차체의 일체감이 높아졌다. 한편에서는 엠블럼 특유의 멋과 브랜드 강조 효과는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새로운 스포티지에는 터치식 전환 조작계가 적용됐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에어컨 등 공조 시스템 조작 모드에서 음악·라디오 등을 조작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조작 모드로 전환된다. 덕분에 시스템 조작을 위한 버튼이 크게 줄어 내관이 깔끔해졌다. 시동 버튼은 변속기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시동 버튼 외에 경사로 저속 주행 시스템, 오토 홀드, 주행모드 변경 등의 버튼도 변속기 옆에 위치한다. 오른손을 가볍게 움직이는 것만으로 시동과 변속 등 기본적인 조작이 가능한 구조다.
액셀러레이터 페달 앞 살짝 파인 홈에 발을 걸칠 수 있다. 보다 편안한 자세로 주행할 수 있고, 다리에 피로감도 덜하다. 크루즈 모드의 안정감도 돋보인다. 보통 크루즈 모드를 적용하고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을 달리면 약간의 속도 변화가 발생하지만 신형 스포티지는 어떤 길에서도 같은 속도를 유지했다.
새롭게 탑재된 기술로 눈길을 끄는 것은 이라이드(E-Ride)와 이핸들링(E-Handling)이다. 국내 브랜드 최초로 적용된 이라이드는 과속방지턱과 같은 둔덕을 통과할 때 운동 방향과 반대 방향의 관성력을 발생하도록 모터를 제어해 쏠림을 완화시킨다. 이라이드 기술을 확인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과속 방지턱을 지나가봤다. 실제로도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느낌을 줬다. 이핸들링은 모터의 가·감속으로 전·후륜의 하중을 조절해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디젤 모델에는 오토 기능을 추가한 터레인 모드를 국내 브랜드 최초로 적용했다. 터레인 모드는 지형 조건에 따라 4WD(사륜구동), 엔진, 변속기, 제동시스템을 통합 제어해 주행감을 끌어올려준다는 것이 기아의 설명이다.
신형 스포티지는 스마트, 에코, 스포츠, 세 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스포츠 모드에서 반응은 빠르지만 웅장한 엔진 소리는 다소 인위적인 느낌이 든다. 이날 기자가 달린 거리는 62.8km, 연비는 20.3km/L였다. 기아가 밝힌 연비 16.7km/L보다 효율이 좋았다. 대부분 고속도로에서 주행한 점은 감안해야 한다.
디 올 뉴 스포티지의 판매 가격은 1.6 터보 하이브리드 △프레스티지 3109만 원 △노블레스 3269만 원 △시그니처 3593만 원, 1.6 터보 가솔린 △트렌디 2442만 원 △프레스티지 2624만 원 △노블레스 2869만 원 △시그니처 3193만 원, 2.0 디젤 △트렌디 2634만 원 △프레스티지 2815만 원 △노블레스 3061만 원 △시그니처 3385만 원이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