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리씨엘로 “박유천 개인 채무·유흥비까지 갚아…동거 중인 여친에게 법카로 명품백도”
지난 8월 14일 일본의 한 연예매체는 박유천이 소속사 리씨엘로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박유천은 자신의 일본 공식 팬클럽 커뮤니티에 "진심으로 영원한 인생의 동반자라고 믿었던 사람과 한 때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한 마음이 돼 나를 공격해 온다고는 상상도 못 했다. 또 다시 나는 슬프고 힘든 상황에 처했다"라며 "더 이상 약한 마음 때문에 잘못된 사람을 오해하거나 잘못을 묵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자필 편지를 올려 소속사와의 갈등을 내비쳤다. 리씨엘로 측이 박유천의 전 약혼녀이자 남양유업 3세 황하나 씨와 손을 잡고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본 매체에 보도된 사실 등을 종합하면 박유천은 리씨엘로 대표 K 씨를 업무상횡령·배임 등 혐의로 형사고소를 준비 중이다. 그는 자신이 리씨엘로 소속 연예인으로 활동하면서 제대로 된 정산을 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그 피해액이 수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최근에 리씨엘로 측에 계약위반 등을 이유로 한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박유천은 리씨엘로 측이 박유천의 전 약혼녀 황 씨와 옥중 서신을 주고 받으며 박유천의 소송에 대항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인 황 씨는 자신이 박유천과 함께 마약을 투약했으며, 박유천이 오히려 자신에게 마약을 권했다는 취지로 주장해 온 바 있다. 박유천 측은 리씨엘로가 자신의 약점을 잡기 위해 황 씨와 손을 잡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반면 리씨엘로 측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18일 공식입장을 낸 리씨엘로는 "한달 전 쯤 박유천이 리씨엘로와 약정을 위반하고 일본 기획사와 이중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는 리씨엘로에 대한 명백한 계약 위반에 해당했기에 이은의법률사무소를 선임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던 중이었다"며 "그러던 중 박유천이 2021. 8. 14. 리씨엘로 대표가 횡령을 했다는 등 언급을 하며 리씨엘로와 전속계약을 해지했다는 내용으로 일본에서 보도가 있음을 접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앞서 보도된 박유천의 일본 팬미팅 소식도 리씨엘로는 전혀 알지 못한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리씨엘로 측은 "리씨엘로는 박유천이 과거 동방신기 해체 후 JYJ 활동을 하던 당시부터 함께 했던 매니저가 박유천의 재기를 돕기 위해 매니지먼트 회사를 만들고 대표로 업무해 온 기획사"라며 "리씨엘로는 박유천과 전속 계약 직후에는 수익이 없었기 때문에 회사 대표가 개인적으로 대출까지 받아가며 회사를 운영하려 노력해 왔고, 결국 2020년 말 연 매출 기준 10억을 상회하는 수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설립 당시 박유천은 채무 문제로 주주 등재가 어려워 표면상 자신의 어머니를 최대 주주로 등재했으나 실제 경영에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도 부연했다. 박유천이 리씨엘로와 전속 계약을 체결한 것은 2020년 1월 1일의 일이다.
리씨엘로 측은 "일본 등에서 보도된 박유천의 리씨엘로에 대한 입장은 명백한 허위사실로 리씨엘로와 리씨엘로 대표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간 감춰졌던 박유천의 행실에 대해서 폭로하기도 했다.
리씨엘로 측은 "그간 박유천이 회사 법인카드를 개인적인 유흥비와 생활비로 사용했음에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고, 20억 원이 넘는 개인적인 채무 문제 해결까지 직접 도우며 함께 해 왔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유천은 당시 함께 동거한 여자친구에게 법인카드를 줘서 명품 가방을 사도록 하거나 수천만 원의 회사 자금을 게임에 사용하는 등의 일들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특히 박유천이 유흥업소에서 무전취식한 금원이 약 1억 원에 달해 관계자들에게 오랜시간 시달리자 회사가 이를 지불해주기도 했다"며 "이처럼 리씨엘로가 박유천의 재기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앨범, 해외콘서트, 영화 등 활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고 리씨엘로는 박유천의 여러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며 활동에 따른 수익금을 정상적으로 정산해 왔다"고 밝혔다. 박유천 측이 주장한 "활동 기간 동안 정산을 받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반박이다.
리씨엘로는 이어 "박유천의 전속계약 위반으로 인한 손해는 물론 인간적인 배신감으로 심각한 상실감을 겪고 있는 중인데 명예훼손 피해까지 입게 된 중으로 입장을 내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공식입장문까지 내게 된 이유를 덧붙였다. 리씨엘로가 지난 5월 말까지 박유천의 온라인 팬미팅을 홍보하며 그의 스케줄을 정상적으로 관리해 왔다는 점을 주목한다면 이들 간의 갈등은 약 2개월 사이에 불거진 셈이 된다. 양 측 간 민감한 내용의 폭로전까지 이뤄진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의 갈등이 자연스럽게 봉합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한편 박유천은 2016년 유흥업소 종업원 성폭행 사건에서는 무혐의가 인정됐으나 이후 2019년 전 약혼녀 황하나 씨와의 마약 투약 사건이 터지면서 재기 불능 상태에 놓였다. 당시 박유천은 기자회견까지 감행하며 자신의 무혐의를 피력했고, 만일 혐의가 인정된다면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체모 검사를 통해 마약 양성이 확인되자 그의 결심대로 연예계를 은퇴하기에 이른다. 이후 재판에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으며 약 8개월 뒤인 2020년 3월 리씨엘로를 통해 공식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 다시 연예계 활동에 나섰다.
국내 여론이 비판적인 것을 의식한 박유천은 리씨엘로 소속으로 활동하는 동안 해외 스케줄에 주력했다. 해외 팬미팅과 화보집 발매 등이 그의 주요 활동 무대였다. 그러나 과도한 가격 책정으로 국내외에서도 지적을 받았으며, 특히 지난해엔 코로나19의 위험 속에서도 해외 활동을 강행하는 등의 문제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만 연기 부분에서는 독립영화 '악에 바쳐'의 주연으로 출연하며 지난 8월 5일 라스베가스 아시안 필름 어워즈에서 최우수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국내 복귀 가능성이 점쳐졌다. 그러나 소속사와의 이번 분쟁으로 인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