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검사 전문기업 향해 전진”
▲ 임쌍근 인텍플러스 대표는 향후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검사 전문 기업 (주)인텍플러스 임쌍근 대표이사(50)의 설명이다. 반도체 LED 태양전지 검사가 주력인 인텍플러스는 현재 삼성전자 등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검사의 15%를 수행하고 삼성LED에 검사장비를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태양전지부문은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인텍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액 335억, 영업이익 75억, 순이익 68억 원을 기록했다. 모두 2009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
1995년 설립한 인텍플러스의 꽃이 15년 만인 지난해 활짝 핀 셈이다. 이 꽃을 피우기까지 33년간 ‘기계밥’을 먹으며 회사를 키워온 임 대표의 인생역정을 소개한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국비 지원을 받는 부산기계고등학교에 진학했어요. 먹고살기 힘들어서였죠. 그래도 당시엔 거기가 전국단위로 모집하고 학교장 추천이 필요한, 요즘으로 말하면 특목고였습니다.”
1961년 진주에서 태어난 임쌍근 대표는 1978년 부산기계고에 입학하면서 처음 기계와 인연을 맺었다. 고교 졸업 후 방위산업체 취업과 군복무를 거쳐 1985년 서울산업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한 그는 4학년 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위촉연구원으로 발탁됐다. 그렇게 2년간 연구원으로 지내다 1998년 기계설계 과장으로 들어간 곳이 인텍시스템이라는 자동화설비 회사였다.
그러나 이 회사는 1995년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다. 이에 임 대표는 동료 7명과 의기투합, 그해 10월 인텍엔지니어링을 창업한다. ‘인텍’이 마음에 들어 이름을 이어받았을 뿐 전혀 다른 회사였다. 인텍엔지니어링은 발주회사에서 계약금을 받고 검사·측정 장비를 납품하는 용역사업으로 5년간 발판을 다진 뒤 드디어 2000년, 사명을 인텍플러스로 바꾸고 임직원 열대여섯 명이 27억 원을 끌어와 본격적인 검사장비 개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곧 벽에 부딪히고 만다.
“2002년 말까지 2년여 만에 투자금을 다 까먹었죠. 기술벤처 실패 과정을 그대로 겪었어요. 사전마케팅으로 시장의 니즈(Needs)를 충분히 파악하지 않고 장비를 개발했으니 실패할 수밖에 없었죠. 그때서야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고 향후 시장성도 있을 만한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겠다고 판단했죠.”
2002년 이러한 실패를 교훈 삼아 심기일전, 선택과 집중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 바로 반도체 패키징 검사장비였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했던가. 장비 개발에 한창일 때 삼성전자에서 연락이 왔다.
“중간에 누가 소개한 것도 아니었죠. 삼성전자에선 검사장비 국산화를 위해 여러 차례 시도를 했는데 안 돼서 할 수 있을 만한 역량을 가진 업체를 찾다가 우리를 알게 됐다고 하데요. 궁합이 맞은 거죠. 그렇게 2003년 말 개발과 양산 평가까지 완료하고 이듬해 본격적으로 장비가 들어가기 시작했죠. 총 20여 대 들어갔는데 매출액이 2003년 52억 원에서 2004년 115억 원으로 껑충 뛰더군요.”
그야말로 대박이 따로 없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곧바로 위기가 몰려왔다. 검사장비라는 게 1년 많이 팔면 다음해 매출은 줄어드는데 준비할 여유도 없이 2005년을 맞은 것이다. 인텍플러스의 선전에 놀란 경쟁사의 견제까지 받게 됐다. 결국 2005년 30억 원의 적자(당기순손실)를 내고 말았다.
인텍플러스는 적자의 쓴 맛을 씹으며 검사 분야 다양화를 시작했다. 반도체 메모리 모듈과 플립칩 검사장비 개발에 들어간 것. 그리고 2006년 매출액 82억 원, 당기순이익 6억여 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이후 잘나가나 싶더니 다시 2008년 느닷없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다.
“2008년 말 금융위기 땐 정말 앞이 안 보였습니다. 반도체가 주력인데 2009년 반도체부문 투자가 거의 없을 거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였죠. 그런데 우리는 다행히 2005년 위기 학습효과로 사업다각화를 위해 2007년 말부터 LED와 태양전지 검사장비 개발을 하고 있었죠. 서둘렀습니다. 태양전지 쪽을 먼저 준비했는데 실제로는 2009년 LED 쪽 매출이 89억 원으로 반도체(60억 원)를 앞지르면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엔 LED 관련 매출이 183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겼다. 태양전지 쪽 매출은 35억 원이었다. 이처럼 큰 위기를 겪으면서도 이내 극복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인텍플러스가 가진 기술력이다. 인텍플러스는 현재 131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박사급 인재도 많다. 임 대표가 창업 초기부터 산학협동에 중점을 두면서 연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비로 쓰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은 덕분이다.
임 대표의 향후 목표는 ‘1000억 클럽’, 즉 매출액 1000억 원 달성이다. 그러나 올해는 LED 쪽이 좋지 않다. 그나마 대기업들의 태양광 투자 확대 덕에 10~20% 성장이 예상된다. 그에겐 어떤 비책이 있을까.
“검사 분야가 굉장히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점차 모든 공정에 검사가 진행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를 검사 분야 다양화와 공정 확대 전략이라고 표현하는데 우리는 거기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처음엔 반도체 분야에서 시작했지만 LED나 태양전지 쪽으로 확대해왔지 않습니까. (매출) 1000억 원까지 가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올해 수출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자신만만한 임 대표에게도 고민거리는 있다. 바로 주가다. 지난해 1월 코스닥에 상장한 인텍플러스 시초가는 1만 4000원.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어 공모가(7000원)를 지나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한 2일 종가는 6480원까지 주저앉았다.
“시초가가 그렇게 높게 나올 줄 몰랐어요. 하지만 이제 나올 만한 악재는 다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사업 잘해서 회사 가치 높여가는 게 가장 기본이고 최선의 방법이 아닌가 싶어요.”
임 대표는 창업 때 ‘본때 있는 엔지니어링 회사를 만들어보자’고 했단다. 그는 지난 연말 임직원들과 ‘본때’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검사 전문기업’이다. 그가 세계에 대한민국 강소기업의 ‘본때’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전=이성로 기자 roi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