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비로 40억 사용…빛 갚지 못하자 아버지 둔기로 내려쳐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2부(정총령 조은래 김용하 부장판사)는 존속살해미수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오 아무개 씨(34)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오 씨는 변호사인 아버지의 사무실에서 직원으로 일하면서 사무실 명의로 차용증을 위조해 지인들에게서 약 40억 원을 빌렸다. 이후 ‘돌려막기’로 빚을 갚아보려했으나 채무만 점점 불어나자 채무 명의자인 아버지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지난해 6월 둔기로 수차례 내리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또 아버지의 법률사무소 직원으로 일하던 오 씨가 주변 지인들을 속여 총 111억 원을 받아낸 것으로 보고 사기 등 혐의도 적용했다. 오 씨는 2018년 8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총 98장의 차용증을 위조해 이를 제시하거나 “의뢰인의 수임료와 합의금을 빌려주면 이자를 붙여 3주 안에 갚겠다”고 지인들을 속여 총 111억여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오 씨는 이렇게 빌린 돈 가운데 약 40억 원을 유흥비나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오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일부 사기 혐의만 부인했던 오 씨는 항소하지 않았지만, 검찰은 “1심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편취한 금액 일부를 변제에 사용해 현재 남은 피해 금액은 16억원 정도로 보이고, 존속살해 범행이 미수에 그친 데다 피해자(아버지)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