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식 기본주택은 사기, 조만간 대안 내놓을 것…언론중재법은 조국 보도한 언론에 대한 보복일 뿐”
하 의원은 대선 출마 계기를 두고 “‘조국 사태’를 보면서 586 운동권 권력 집단을 청산하지 않으면 우리 미래 에너지가 다 죽겠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청년 세대들과 호흡해오면서 이 시대의 문제를 직시할 수 있었다. 해법도 알고 있다. 그래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경제 활성화에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노동 개혁을 꼽았다. 하 의원은 “한번 고용을 하면 어려울 때 해고를 못 하기 때문에 기업이 고용도, 투자도 안 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OECD 국가 중 자동화율 1위, 대기업 고용률과 외국인 투자는 꼴찌”라며 “노동시장이 유연화만 잘해도 경제에 숨통이 틔고, ‘초저성장시대’는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 주자가 최우선으로 꼽는 것은 부동산 정책이다. 그와 비교해 하 의원은 눈에 띄는 부동산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하 의원은 “몇백만 호를 짓겠다는 등의 공약은 눈높이가 높아진 국민에게 비현실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이재명식의 기본주택으로 사기를 치고 싶지도 않다”며 “국민께서 ‘저건 되겠다’ 싶은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 고심 중인데, 조만간 발표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하 의원은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선 “민주당 지지층을 달래고 아부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고, 조국 보도를 한 언론에 대한 보복”이라며 “지금 언론중재법에 찬성한다든지, 애매한 입장을 내비친다든지, 반대하지 않는 대선 후보는 국가를 이끌어나갈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경선 룰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 내부 상황에 관련해선 “경선 룰 결정은 경선준비위원회가 하기로 돼 있다. 경선 룰을 다 정했고 끝난 이야기”라며 “후보들마다 입장이 다 다른데 룰을 다시 바꾸자고 달려들면 혼란은 훨씬 증폭될 거다. 그런 차원에서 기존 룰로 가는 게 가장 혼란이 적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대선 출마를 결심한 계기가 궁금하다.
“‘조국 사태’를 보면서 586 운동권 권력 집단을 청산하지 않으면 우리 미래 에너지가 다 죽겠다고 생각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의 부정 입학을 보면서 청년 세대들이 굉장히 분노했다. 나 또한 20년 이상 싸워왔지만, 운동권 집단은 여전히 시대착오적이다. 나는 청년 세대들과 호흡해오면서 이 시대의 문제를 직시할 수 있었다. 해법도 알고 있다. 그래서 출마를 결심했다.”
―출마선언문에서 ‘돈 벌 궁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볼링에서 스트라이크를 하려면 숨어있는 킹핀을 때려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 가장 절박한 해법은 노동 개혁이다. 핵심은 쉽게 말해서 일반 해고를 보장하는 것이다. 동시에 실업에 대한 보장을 대폭 강화하면 된다. 지금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고인물 때문에 썩고 골병이 들었다. 한마디로 경직돼 있다. 한번 고용을 하면 어려울 때 해고를 못 하기 때문에 기업이 고용도 투자도 안 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OECD 국가 중 자동화율 1위다. 대기업 고용률과 외국인 투자는 꼴찌다. OECD 국가 대기업 평균 고용률은 전체 일자리의 40%인데, 우리는 16%밖에 안 된다. 또 노동 경직 때문에 노동시장이 이중화돼 있다. 귀족 일자리, 천민 일자리로 나뉘어 있다. ‘안 좋은 일자리’로 들어갔을 때 ‘좋은 일자리’로 진입할 확률이 2.2%밖에 안 된다. OECD 국가 가운데 구직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가장 긴 이유다. 노동시장이 유연해지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이 용이할 거다. 그렇게 되면 청년들은 구직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들일 필요도 없고, 차라리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게 될 거다. 자연스레 중소기업 경쟁력도 살아난다. 노동 개혁만 잘해도 경제에 숨통이 틔고, 초저성장시대는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다른 대선 후보와 비교해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발언이 적다.
“그만큼 고민이 많다는 이야기다. 기본 해법은 보수 정당 후보가 대체로 동일하다. 공급 확대하고 규제 개혁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몇 백만 호를 짓겠다는 등의 공약은 눈높이가 높아진 국민에게 비현실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이재명식의 기본주택으로 사기를 치고 싶지도 않다. 현실적인, 국민께서 ‘저건 되겠다’싶은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 고심 중인데 조만간 발표할 생각이다.”
―기본적인 부동산 정책 철학은 뭔가.
“시장 친화적인 부동산 정책을 펼칠 생각이다. 이 정부는 부동산을 계급투쟁 관점에서 봤다. 투기를 탄압하겠다는 관점에서 접근했다가 부동산을 망친 것이다. 다주택자도 시장원리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개혁적인 보수 입장에서 시장만능주의는 아니다. 시장은 존중하지만, 약자나 소외된 사람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후보가 충격요법 식의 표를 얻기 위해 공약이 많다. 그런 충격 요법은 오히려 시장에 혼선을 주고, 부동산을 더 어렵게 하고, 국민들을 더 힘들게 할 수 있다. 그래서 더 신중하다.”
―플랫폼 노동, 물류센터 노동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 늘고 있다. 관련 사건사고도 많다. 규제가 필요하다는 관점과 혁신을 막아선 안 된다는 관점이 있다.
“기술발전과 소비생활의 변화로 시작된 플랫폼 노동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중이 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기 플랫폼 노동 확대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를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 다만 신산업이다 보니 여러 가지 법적 미비점이 있는데 국회가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혁신을 막지 않으면서도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균형점을 잘 찾아야 한다.”
―윤석열 후보의 ‘120시간 노동’ 발언 어떻게 보시나.
“그 말의 취지는 현대 사회 다양해진 노동 형태에 발맞춰 가야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동법상 11시간 의무 휴게 제도가 있다. 노동의 현실을 정확히 모르고 마음이 앞선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지금 52시간 제도는 너무 획일적이다. 하루 8시간 노동은 과거 제조업 시대 때의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두고선 어떤 생각인가.
“산업재해를 예방해야 한다는 것에 아무도 반대하지 않을 거다. 법의 취지엔 100% 공감한다. 하지만 너무 이념적 접근을 하면 안 된다. 현실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지금 통과된 법을 보면, 기업주를 단죄하는 법이다. 이 법이 산재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국회에서 국민감정에 편승해서 이념적으로 접근하는 바람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법이 나왔다고 본다. 고용을 덜 해서 산재가 덜 나오는 결과를 바란 게 아닐 것이다. 제대로 ‘산재예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19 정국에서 자영업자 상황이 심각하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를 검토하고 있다.
“타개책은 백신과 치료제다. 과거 신종플루가 타미플루로 해결되듯이 타미코로나 같은 알약 먹고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이 중요하다. 그 정도 상황이라면 ‘위드 코로나’도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백신 예방효과도 떨어지고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으면 ‘위드 코로나’ 하긴 국민들도 겁날 거다.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투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이 아닌가 한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 국경을 폐쇄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지나고 나서 보면 중국 국경을 안 닫은 나라치곤 코로나19를 잘 잡았다. 그게 결정적으로 잘못한 건 아닌 것 같다. 바이러스가 국내에 들어오면 내부 환경에 따라 확산하게 돼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같이 주요 교역국과는 절제된 개방을 유지하면서 코로나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옵션이다.”
―최근 경선 룰 결정을 두고 내부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당의 혼란은 어느 정도 수습이 된 것 같다. 남은 건 공정 경선이다. 경선 룰 결정은 경선준비위원회가 하기로 돼 있다. 경선 룰을 다 정했고 끝난 이야기다. 후보들마다 입장이 다 다른데 룰을 다시 바꾸자고 달려들면 혼란은 훨씬 증폭될 거다. 우리 당 전통적으로 여론조사 100% 민심 경선을 해왔다. 그런 차원에서 기존 룰로 가는 게 가장 혼란이 적다.”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이 논란이다.
“제가 볼 때 핵심은 국회가 사법부 권한을 뺏어간 것이다. 삼권분립 위배다. 피해배상액은 산정할 땐 판사가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서 정한다. 하지만 이번 법에선 배상액을 몇 배라고 법으로 정해뒀다. 이건 법으로 정할 게 아니다. 삼권분립 차원에서 위헌이라고 볼 수 있다.”
―민주당이 무리하게 법을 밀어붙이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뉴스를 다 가짜뉴스라고 보는 것이다. 자기 당이 타격을 입은 이유가 사실은 다 가짜뉴스 때문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당 지지층을 달래고 아부하기 위해 추진하는 거다. 또 조국 보도를 한 언론에 대한 보복이다. 조국 문제, 사법부에서 거의 다 사실이라고 판결한 것이지 않나. 민주당의 특징은 법치주의를 부정한다는 거다. 우리 입장이 곧 법이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21세기를 이끌어가기엔 굉장히 부적합한 집단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언론중재법과 관련해 입장표명을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비겁한 거다. 지지층에 잘 보이기 위해선 언제든지 민주주의를 팔아먹을 수 있다는, 위험한 면을 보이는 것이다. 물론 정치인들에겐 지지층을 형성하고 확대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그럼에도 최소한의 헌법 가치를 지키는 데에 앞장을 서는 사람만이 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지금 언론중재법에 찬성한다든지, 애매한 입장을 내비친다든지, 반대하지 않는 후보는 국가를 이끌어나갈 자격이 없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자 사퇴를 선언했다.
“과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회라고 하는 곳은 우리 사회 룰을 정하는 곳이다. 국회의원의 행동은 사법부로 따지면 일종의 판례가 되는 것이다. 안 좋은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기의 잘못이 아닌 것에 대해서 본인이 책임을 지는 것이 우리 사회의 표준이 되면, 특히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게 된다. 관계없는 사건에 대해서 책임을 요구하는 현상도 증가할 것이다. 의원직 사퇴는 상당히 지나치다고 본다. 본인이 입장을 바꾸는 게 가장 좋다.”
―최근까지도 윤석열 후보의 가족 관련한 논란이 지속하고 있다. 대선 주자 검증 어디까지 해야 한다고 보나.
“가족은 다 털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부부관계에 있어선 부부로 연을 맺은 이후의 시비가 검증 대상이다. 부산시장 선거 때 똑같은 일이 있었다. 박형준 시장이 재혼 커플인데, 주로 민주당이 문제 삼았던 것이 결혼하기 전에 있었던 일이다. 그런 건 정치 도의상 옐로카드를 줘야 한다. 결혼하기 전에 있었던 건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 윤석열 후보 같은 경우에도 결혼 전에 있었던 일을 윤석열 후보에게 책임지라고 하는 건 너무 비겁하다.”
―야권 후보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후보나 라이벌은 누구인가.
“아무래도 윤석열 후보다. 하지만 윤 후보가 최근엔 강성 보수가 된 면이 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저는 확장성이 당내에서 가장 크다. 중도층에 더해 청년층까지 끌어올 수 있기 때문에 경선 과정에서 이런 점이 알려지면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생각해둔 대북 관련 정책이 있나.
“사실 북한도 탈레반과 같은 신정국가다. 수령님이 예수님이다. 이걸 근대국가로 유도하고 지원해야 한반도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대통령이 되면 북한을 설득해 인권 개선 대화에 나올 수 있도록 할 거다. 그렇게 되면 국제사회 신뢰를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거고, 비핵화 협상에도 영향이 있을 거다. 북한을 설득할 자신이 있다.”
―평소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입바른 소리를 하기로 유명하다. 적이 많아지지 않나.
“이골이 났다. 대신 그래서 제 브랜드가 생긴 거 같다.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않고, 국민 입장에 서는 게 원칙이다. 그래서 중도층에 대한 확장성도 생겼다. 우리 사회 갈등이 커지는 가장 큰 이유는 양극단 세력을 제어하지 못해서 그렇다. 보수도, 진보도 극단 세력이 있다. 정치 10년 동안 양극단 세력과 싸워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려면 양극단 세력을 잘 제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현광 기자 mua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