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등급제 참여는 소극적…‘유효기간’ 공익제보에 휴대전화 사용금지 지시 의혹도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2018년부터 2021년 7월까지의 햄버거 프랜차이즈 식품위생법 위반 현황을 집계한 결과 5대 햄버거 프랜차이즈(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KFC, 맘스터치) 중 맥도날드가 409점포(최근 3년간 점포 수 평균)에서 76건(최근 3년간 식품위생법 위반 합계)을 위반해 점포당 0.19건의 위반 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리아는 같은 기간 1337개 매장에서 105건으로 점포당 0.08건, 맘스터치는 1269개 매장에서 156건으로 점포당 0.12건, 버거킹은 386개 매장에서 13건으로 점포당 0.03건, KFC는 197개 매장에서 23건으로 점포당 0.12건의 위반 수를 기록해 점포당 위반 수에서 맥도날드가 가장 높았다.
맥도날드는 2016년 식품위생법을 26회 위반했고 2017년 16회, 2018년 12회, 2019년 38회 위반했다. 위반 양상은 부적절한 식자재 사용, 위생 취급기준 위반, 개인위생 기준 위반, 이물 혼입 등으로 총 76건의 식품위생법 위반 중 이물 혼입이 43건으로 가장 많았다.
2016년부터 올해 7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햄버거 위해정보 접수 현황에 따르면 총 826건의 위해 사례 중 절반에 달하는 422건이 신체 내부 장기 손상 건이었다. 이어 피부 및 피하조직 손상 97건, 구토‧두통‧설사‧알레르기 등 기타 손상이 96건으로 뒤를 이었으며 전신 손상도 38건이나 접수됐다. 식자재 관리의 중요성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식약처가 2017년 5월부터 음식점의 위생 수준을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고 정기적 위생관리를 하는 위생등급제 등록에는 다소 소극적이었다. 맥도날드는 404개 매장 중 119개만 위생등급제에 등록해 29.5%의 등록률을 기록했다. 롯데리아 11.6%, 맘스터치 2.6%에 비해서는 높지만 버거킹 67.9%, KFC 56.5%에 비하면 절반 정도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맥도날드가 다른 프랜차이즈에 비해 식품위생법 준수 의지가 미흡하다. 2016년 햄버거병 사태 당시 공언했던 위생 개선이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공익신고자에 의해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 빵과 토르티야의 유효기간을 조작했다는 제보가 나왔다. 유효기간이 적힌 스티커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유효기간이 끝난 재료를 버리지 않고 또 쓰려고 했다는 것이다.
해동 식자재에 스스로 정한 유효기간을 일일이 스티커로 부착해 철저히 지킨다고 홍보해왔던 맥도날드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 경우라 소비자들이 받은 충격은 컸다. 공익신고자는 관리직원인 점장 등이 지시해 아르바이트생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영상을 신고했고 사건은 국민권익위에서 경찰로 넘어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스티커 갈이가 있었던 것은 시인하면서도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팀 리더’ 직책의 아르바이트생 한 명이 잘못된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맥도날드는 합당한 인사 조치를 하겠다면서 해당 아르바이트생 한 명만 징계했고 매장 운영을 책임지는 정규직 점장과 부점장에 대해서는 아무 조치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맥도날드는 서울의 한 매장 근무자들에게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말라는 지시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는 팀리더, 부점장, 점장 등은 서로 업무적 의사소통을 위해 휴대전화를 사용해왔지만 이마저도 금지한 것이다. 공익신고 영상이 촬영된 매장을 포함해 다른 매장들에도 비슷한 공지가 내려지자 영상 촬영을 막기 위한 내부 단속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용혜인 의원은 “최근 불거진 식자재 유효기간 조작 사태가 한 점포의 일탈 행위가 아니라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자체에서 비롯된 문제임을 읽어낼 수 있는 대목”이라며 “엉뚱한 알바노동자 징계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가 국정감사에서 소비자들과 알바노동자에게 직접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