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상승 ‘주담대’가 이끌어, 전세대출은 통제 어려움…내년에도 금리 인상 도미노 전망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8월까지 87조 4000억 원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폭(60조 2000억 원)을 훌쩍 상회했다. 지난해 말의 잔액(1630조 2000억 원)을 기준으로 벌써 5.3% 증가했다. 금융위원회가 목표로 하는 가계대출 연간 관리선 5~6%를 위협하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이끌고 있는데, 특히 전세대출 증가 폭이 크다. 올해 은행 주담대는 5.9%(42조 3000억 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5.7%(15조 2000억 원) 늘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8월 말 전세대출 잔액은 119조 9670억 원으로 지난해 말 105조 2127억 원보다 14% 증가했다. 집값이 오르면서 전셋값도 덩달아 오른 효과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8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4억 4156만 원으로, 1년 전(3억 4502만 원)과 비교해 28.0%가 올랐다. 2011년 이후 동기간 상승폭 최대치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도 2억 5939만 원에서 3억 2355만 원으로 24.7%가 상승했다. 문제는 신용대출과 달리 전세대출은 통제가 어렵다는 점이다. 실수요 중심이어서 거칠게 접근했다가는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불안만 키우고, 이는 내년 대선 판세에 치명적일 수 있다.
금리까지 치솟고 있다. 지난 8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들은 일제히 예금금리를 올렸다. 예금금리는 시장금리를 자극하게 되고, 은행 등 금융회사의 조달비용을 높여 대출 가산금리를 높이게 된다. 시장금리 상승도 대출금리에 반영된다.
정부가 가계대출을 통제하는 상황이어서 은행 등이 대출금리를 높이더라도 이에 제동을 걸 명분이 없다. 이미 국고채 금리는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하면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내 추가 인상은 물론 내년 상반기 중 인상까지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출 중에선 은행채 6개월·1년물 등 금융채 단기물 금리를 지표로 삼는 신용대출이 기준금리 인상을 가장 빨리 반영하게 되며, 주담대도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따르는 변동금리의 경우 코픽스에 영향을 주는 은행채, 예·적금 이자 변화에 따라 상승하게 된다.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기준인 주담대 혼합형도 시차를 두고 오르게 되는데, 이번처럼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될 경우 이를 선반영해 금리가 올라간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8월 금통위 직후 대다수 참여자들은 10월 또는 11월 두 번째 인상 후 내년 하반기 1.25%까지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9월 7일 금융연구원이 내년 상반기까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 이전 수준인 1.25%까지 인상할 여력이 있다고 분석한 것이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