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입성 앞두고 재정부 1급들 떨고 있는 까닭

기수 높다고 ‘물갈이’ 되는 거 아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의 청문회 날짜가 25일로 잡히면서 재정부 1급들 사이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박 내정자가 전임 재정부 장관이었던 강만수 산은 회장(행시 8회)이나 윤증현 재정부 장관(행시 10회)보다 훨씬 아래인 23회 출신이라는 점에서 인사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 내정자가 재정부에서 일한 기간은 2년에 불과해 현재 1급들 가운데 박 내정자와 인연이 깊은 사람이 없다는 점도 이들의 고심을 깊게 하고 있다. 특히 박 장관 내정자와 행시 동기인 류성걸 2차관과 주영섭 세제실장은 당장 불편한 관계에 들어가게 됐다.

한 기수 아래 후배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임종룡 1차관을 비롯 강호인 차관보와 구본진 재정업무관리관, 박철규 기획조정실장 등도 모두 행시 24회다. 재정부 관계자는 “박 내정자가 재정부 관련 업무 경험이 적어 당장 차관이나 1급들의 자리가 위협받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박 내정자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가자마자 고용노동부 1급 6명에 대해 일괄사표를 받았던 기억이 있어 재정부 1급들이 긴장해 있다”면서 “특히 다른 부처에 비해 1급들의 행시 기수가 높아 세대교체 명분이 적지 않다는 점도 1급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나마 임 차관은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박 내정자와 안면을 쌓았지만 다른 차관이나 1급들은 인연이 없어 고민이 크다.

반면 1급 중에서 박 내정자와 행시 기수 차이가 나는 이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최종구 국제업무관리관의 경우 행시 25회로 두 기수 차이가 나고, 김동연 예산실장과 김익주 FTA국내대책본부장은 26회로 세 기수 차이를 두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박 내정자와 가까운 방문규 대변인(행시 28회)이 상대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방 대변인은 박 내정자가 옛 재무부 세제실에 근무할 때 2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로 재정부 국장 이상 급에서 유일하게 박 내정자와 친한 사이다.

김서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