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박 원장의 정보위 비공개 발언, 조성은 페북서 발견”

“국정원 기밀도 공유할 가까운 사이…조성은에 유출한 대외비 더 수사해야”

[일요신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일명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씨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국가기밀을 공유했을 가능성을 주장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가운데) 등 정보위원들이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 박지원 국정원장의 정칙개입 사건이라고 주장하며 박 원장 사퇴와 정보위 소집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하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지원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원에서 진술한 대외비 내용도 조성은에게는 다 털어놓는다”며 “박 원장이 조성은에게 국가 기밀 유출한 건 없는지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지난 2월 박 원장이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공개하면 이혼할 사람 많을거다’라고 한 말을 꺼냈다. 하 의원은 이어 “박근혜 정부까지 역대 정부들의 국정원이 정치인 불법 사찰했는데 그 내용이 공개되면 이혼할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라면서 “그 사찰 내용들에 민감한 사항들이 들어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박 원장의 표현이 워낙 하드코어라서 당시 정보위 끝난 뒤 이 내용은 브리핑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며 “그런데 비슷한 시기 조성은 페이스북에 똑같은 내용이 있다. 박 원장의 말이란 언급은 없지만 그 뒤의 문장만 봐도 박 원장 발언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실제 조 씨는 박 원장과 국정원장 공관에서 지난 2월 14일 만난 직후인 2월 15일 페이스북에 “다 공개하면 딴 건 모르겠고 이혼할 사람들 많을거다”라는 문장이 담긴 글을 남겼다. 이를 두고 하 의원은 박 원장의 말을 조 씨가 옮겼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 의원은 또한 “박 원장은 정보위 회의에서 종종 ‘과거에는 국정원장이 지나가면 날던 새도 떨어진다고 했는데 요즘은 국정원장 지나가도 새 한마리 안난다’는 언급을 했는데 비슷한 내용이 조성은 페북에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조 씨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날던 새가 떨어지던 시절을 넘어 내가 걸어가도 새가 안 날긴 하던데”라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 의원은 “박 원장이 국정원의 대외기밀성 내용을 조성은과는 공유했음을 짐작케 한다”며 “공수처는 박 원장이 조성은에게 유출한 대외비 내용이 더 있는지 즉각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둘 사이가 국정원 대외기밀까지 공유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데 고발 사주 사건에 대해 대화하지 않았다는 건 도대체 어떻게 믿으란 말인가”라고 물었다.

앞서,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중심에 서 있는 제보자 조 씨가 박 원장과 가까운 관계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야권에서는 박 원장이 관련 의혹 제보에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수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