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임대인 129명, 서울 화곡동·신월동 피해 다수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집중관리 다주택채무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임차인들에게 전세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아 관리 대상에 오른 악성 임대인은 129명으로 드러났다.
HUG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에 따라 보증 사고가 발생할 경우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대신 지급한 뒤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전세보증금 대위변제를 시행한다. 이러한 대위변제 건수가 3건 이상이지만 상환 의지가 없는 임대인이 총 129명으로 나타난 것.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례는 2160건으로, 이들로부터 발생한 전세보증금 사고 규모는 약 4284억 원에 달한다.
HUG에 돌려주지 않은 전세보증금이 가장 많은 임대인은 이 아무개 씨로 미반환 사례와 사고 규모가 각각 281건, 571억 7700만 원에 이른다. 그러나 HUG가 이 씨로부터 돌려받은 금액은 1억 5300만 원으로 회수율이 0.27%에 그쳤다.
특히 전체 사례(2160건) 중 20~30대 청년 임차인이 피해자인 경우가 1459건이었다. 사고 규모는 2877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청년 임차인의 피해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으로 498건이 발생했고, 인근 지역인 양천구 신월동이 147건으로 뒤를 이었다. 빌라 밀집 지역인 점을 노려 악성 임대인의 갭투기 및 전세사기가 활발하게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훈 의원은 “통계에 잡히는 피해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을 통해 추후 대위변제라도 받을 수 있는 사례”라며 “보험조차 들지 못해 경매와 가압류 등의 불편과 고통을 겪는 2030세대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임차인이 임대인과의 계약 전에 위험도를 인지할 수 있는 ‘갭투기꾼 공개법’을 마련해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욱 기자 nmds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