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재명 사전 교감설 솔솔…이해찬 막후 역할 유지, 양정철도 공간 넓힐 전망
친노 3인방의 첫 공식 테이프는 유 전 이사장이 끊었다. 그는 차기 대선을 5개월 앞둔 10월 14일 퇴임했다. 2018년 10월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에 오른 지 3년 만에 자유인의 몸이 된 셈이다.
관전 포인트는 ‘유시민 역할론’이다. 앞서 이재명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10월 8일 유 전 이사장을 진보진영 셀럽(유명인)으로 콕 집으며 “원팀을 위해 뛸 것”이라고 밝혔다. 여권 내부에선 이재명 캠프와 유 전 이사장 간 사전 교감설도 나돌았다. 민주당 대선 경선 직후 유 전 이사장이 대선판에 뛰어든다는 게 사전 교감설의 핵심이다.
양측의 교감설은 그 이전부터 여의도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친문(친문재인)계 일부가 ‘유시민 대망론’에 불을 지피자, 유 전 이사장이 ‘민주당 차기 후보로 이재명을 언급했다’는 게 골자다. 그간 정계 복귀에 선을 그은 유 전 이사장은 2020년 4월 유튜브 ‘알릴레오’에서 이 후보에 대해 “상당히 튼튼한 지지율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유 전 이사장이 ‘이재명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하지만 이 후보 측 관계자들은 “(유 전 이사장의) 캠프 합류 얘기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유 전 이사장은 외곽에서 알릴레오 등을 통해 이재명 지지층과 친문 지지층 간 화학적 결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진보진영 한 관계자는 “3차 슈퍼위크에서 이 후보가 28.3%의 득표율로 충격의 패배를 한 터라, 유시민 역할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간 물밑에서 이 후보를 지원했던 이해찬 전 대표는 막후에서 조정자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표는 10월 13일 국회에서 이 후보와 가진 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참석, “이재명 정부를 만들기 바란다”고 치켜세웠다.
이 전 대표가 만든 ‘광장’ 조직을 이어받은 이재명 캠프에는 조정식 이해식 의원 등이 일찌감치 합류했다. 이 전 대표 최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는 ‘이해찬·이재명’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민주당 총선 전략을 만든 이근형 전 전략기획위원장도 이 후보를 돕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선대위 합류 가능성도 있지만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은 만큼, 해결사 역할에 치중할 전망이다. 앞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둘러싼 ‘명낙(이재명·이낙연) 대전’이 극에 달했을 때, 이 전 대표는 직접 나서 양측 상황을 정리했다. 당시는 황 씨가 “이낙연의 정치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해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된 시기였다. 야권 한 관계자도 “정치 원로이자, 해결사 면모를 보여준 사건”이라고 했다.
이재명 선대위의 마지막 퍼즐은 양정철 전 원장이다. 양 전 원장도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와 교감하고 물밑 지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확정된 만큼, 양 전 원장의 공간은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부에선 “유시민·이해찬·양정철의 시너지효과가 이재명 지지도 하락을 막는 지지대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