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제 씨 범행을 기반으로 옵티머스 사기 범행 본격화”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 전 대표에게 징역 8년과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2억 7000만 원 추징금도 함께 명령했다.
정 전 대표는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과 공모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을 상대로 공공기관 매출채권 등에 투자할 것처럼 속이고 투자금을 받아 약 106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전 대표는 투자금 유치를 명목으로 옵티머스 설계사로 알려진 유현권 씨에게 청탁·알선 명목으로 약 1억 4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정 전 대표는 강제집행을 막고자 재산 은닉과 함께 보관 중이던 수 억 원의 회사 자금을 변호사 선임비 명목으로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정 전 대표는 검찰의 공소사실 대부분이 유 씨 등 자신에게 혐의를 뒤집어씌우려는 증언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을 비롯한 옵티머스 관계자들이 전파진흥원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아 사실과 다른 내용의 펀드를 설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파진흥원 관계자들을 속인 사실을 인정하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을 기반으로 옵티머스 사기 범행이 본격적으로 저질러지는 결과가 야기됐다”며 “전파진흥원은 투자금을 상환받았지만, 이는 ‘돌려막기’로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아닌 피해가 일반 투자자들에게 전환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결정적 증언을 한 유 씨의 진술이 수사·재판 과정에서 여러 차례 달라진 점 등을 고려해 정 전 대표가 유 씨에게 청탁 명목 금품 전달을 했다는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강제집행 면탈, 회사 자금 횡령 혐의 등은 대부분 유죄로 판결됐다.
정 전 대표와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김 대표는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5억 원, 751억 7500만 원의 추징 명령을 선고받았다. 유 씨도 징역 7년과 3억 원의 벌금을 선고받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