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국제선 운항·신규 면세점 입찰 등 정상화 시동
#민관합동 ‘위드 코로나’ 방안 모색
지난 10월 13일 민관합동 일상회복지원위원회는 공식 출범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각 분야별 전문가의 정책자문과 국민적 의견수렴을 거쳐 ‘위드 코로나’인 단계적 일상회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높은 백신 접종완료율을 기반으로 일상회복을 추진 중인 영국‧이스라엘‧독일‧포르투갈 등 해외 여러 나라 사례를 참고해 '점진적‧단계적'으로 '포용적'인 일상회복을 ‘국민과 함께’ 추진한다는 3대 기본방향을 설정했다. 이를 위해 위원회는 △경제민생 △교육문화 △자치안전 △방역의료 등 4개 분야에서 방역체계 전환 방안을 모색한다.
방역체계는 확진자 발생 억제를 위해 힘을 쏟기보다는 중환자-사망자 수 관리 중심으로 전환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면서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회복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정부는 백신 접종완료율 70% 이후 면역 효과가 나타나는 기간까지 고려해 11월 초를 단계적 일상회복의 시작점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11월 9일 즈음 ‘위드 코로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된다.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유지하지만, 사적모임 제한을 풀었다. 10월 18일부터 31일까지 2주간 모든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미접종자는 4인까지 허용하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8인까지 가능해졌다. 식당·카페·영화관 등의 영업시간은 22시에서 25시로 연장됐다. 숙박시설은 3·4단계에서 적용하던 객실 운영제한을 해제한다. 실외 경기장에는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관중이 전체 수용인원의 30%까지 입장할 수 있게 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예방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방역수칙을 완화해 감염의 위험성은 줄이면서도 일상회복에는 한발 더 다가가려 한다”며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이번이 마지막 거리두기 조정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르면 10월 넷째 주중에 전 국민 70% 백신 접종 완료도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항공·여행·면세업계에 훈풍 불까
위드 코로나가 가시화되면서 항공·여행·면세업계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과 세계 각국의 국경 개방으로 여행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 첫 트래블 버블 협약을 체결한 사이판 패키지 상품 예약 인원이 지난 10월 14일 기준 8000여 명을 돌파했다. 두 번째로 트래블 버블을 체결한 싱가포르는 11월 15일부터 한국도 ‘격리 면제국’에 포함시킬 예정이다(관련기사 [코시국 해외여행 Q&A] ‘확진자 역대급’ 싱가포르와 트래블버블 괜찮나).
10월부터 전 직원이 정상 근무체제로 전환해 사업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하나투어는 싱가포르 여행상품 2종을 출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4월부터 필수근무 인력 외엔 유·무급 휴직을 시행해온 지 약 1년 6개월 만이다. 야놀자와 ‘동맹’을 맺기도 했다. 지난 9월 야놀자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나투어가 기획한 여행상품을 야놀자 플랫폼에서 단독 판매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항공업계는 국제선 운항을 속속 재개하고 있다. 11월부터 아시아나항공은 괌 노선을, 대한항공은 하와이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최근 국토교통부에 중국 칭다오와 태국 방콕 등 18개 노선에 대한 재허가를 신청했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는 각각 부산~홍콩, 인천~마카오 노선 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어부산은 사이판과 괌 노선 운항을 준비 중이다.
실제 유럽 해외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10월 15일 인터파크투어는 9월 항공권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주요 유럽 관광도시에서 8월보다 판매량이 대폭 늘었다고 밝혔다. 스페인 마드리드(625%), 스위스 취리히(275%), 네덜란드 암스테르담(250%), 프랑스 파리(76.3%), 터키 이스탄불(68%)행 항공권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9월에 발매된 유럽행 항공권 중 60% 이상은 출발 시기가 10월부터 내년 1월까지로 집계됐다.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하고 올해 4분기와 내년 초에 해외로 떠나려는 수요가 나타난 결과다.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열기도 뜨겁다. 10월 14일 롯데면세점은 김해국제공항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입찰에는 '빅3'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이 모두 참여해 경쟁을 벌이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3차례나 유찰됐던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T1) 출국장 면세점 사례와는 대조적이다. 면세점 업계 관심은 오는 26일 마감하는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3층 출국장(DF1) 면세점 운영자 선정 입찰에 집중됐다. DF1 구역은 현재 롯데면세점이 운영 중이다.
위드 코로나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한 플랫폼들의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지난 10월 14일 여행·숙박 플랫폼 야놀자는 여행·공연·쇼핑·도서 등의 인터파크 사업 부문 지분 70%를 294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야놀자 측은 “해외 플랫폼 기업들이 잠식하고 있는 해외여행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10월 7일 여행·숙박 플랫폼 여기어때는 온라인 해외여행 여행사인 온라인투어의 지분 약 20%와 향후 추가 투자를 위한 콜옵션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5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내 여행레저 시장에 집중한 여기어때가 신성장동력으로 해외여행에 베팅한 셈이다. 온라인투어는 실시간 항공 검색 엔진과 예약 시스템으로 2000년 설립됐다. 국내외 항공권과 숙박 예약, 기업 단체 프리미엄 서비스, 패키지여행이 핵심 상품이다.
여기어때 측은 “위드 코로나에 대비해 해외여행 시장을 공략하는 투자를 결정했다”며 “해외여행을 비롯해 신사업 추진을 위해 기획자와 개발자를 중심으로 200여 명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