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여행 첫 격리 면제…싱가포르 하루 3500명 확진 치명률은 세계 최저 ‘기대 반 우려 반’
이로써 11월 15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우리 국민은 누구나 격리 없이 싱가포르를 여행할 수 있게 됐다. 여행사를 통한 단체 여행만 허용했던 사이판과 달리 한국과 싱가포르 양국 국민은 개별적으로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된다. 상용 또는 관광 목적 여행이 모두 허용된다. 여행 목적으로 입국하는 개별여행객에 대한 격리면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지정된 직항편을 이용해 입국해야 하고, 현지 도착 직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 확인이 된 후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트래블 버블에 따라 한국인이 싱가포르를 여행할 때는 백신 접종 완료 후 2주가 지나고 입국 직후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7일간 격리가 면제된다.
싱가포르 입장에선 코로나19 이전에도 한국이 아시아에선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인기 좋은 여행지였다. 더구나 2020년 10월 현지 유력 언론의 페이스북 여론 조사에서는 트래블 버블 체결 희망국가 1위는 40.7%로 한국이었다. 일본은 17.7%로 2위였다. 최근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한국여행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이번 싱가포르와의 트래블 버블로 개인 단위의 관광 목적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수요에 부응하고 방한 관광을 활성화해 국내 항공·여행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싱가포르 간 트래블 버블은 동북아와 동남아를 대표하는 항공 허브국가 간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간 여행객은 코로나19 예방접종증명서, 코로나19 검사 음성확인서, 입국 후 확진 시 코로나 치료비용을 보장하는 여행보험증서 등 기타 입국에 필요한 서류를 소지해야 한다. 코로나19 음성확인서는 한국에서 싱가포르에 방문할 때는 항공편 탑승 전 48시간 이내,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입국할 때는 탑승 전 72시간 이내 발급된 것만 유효하다.
국토부의 트래블 버블에 이어 외교부는 한국과 싱가포르의 예방접종증명서 상호 인정에도 합의했다. 국내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모든 우리 국민은 백신의 종류와 관계없이 싱가포르 입국 시 격리 면제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싱가포르는 우리나라가 예방접종증명서를 상호 인정한 첫 국가가 됐다. 양국은 상호 인정 대상 백신의 범위를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승인 백신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교차접종도 인정 대상에 포함된다. 단, 백신접종증명서는 한국 또는 싱가포르 관계당국에 의해 영문으로 발급된 것이어야 하며 전자적 형태여야 한다.
하지만 악재도 있다. 최근 싱가포르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세다. 싱가포르 보건부에 따르면 10월 13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976명에 이른다. 지난 10월 6일엔 신규 확진자 3577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으며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8월부터 진행 중인 방역 완화 조치와 함께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한 결과다.
싱가포르는 83%에 이르는 백신 접종률을 앞세워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를 앞장서 천명한 바 있다. 코로나19를 독감처럼 대하며 위중증 환자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싱가포르의 코로나19 사망률이 0.1%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이며 누적 사망자가 싱가포르 전체 인구 545만 명 중 133명에 불과하다는 점도 싱가포르가 봉쇄 대신 위드 코로나를 내세우는 이유다.
싱가포르 정부는 하루 최대 5000명까지도 확진자가 나올 수 있지만, 대부분은 무증상이거나 경증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10월 6일 기준으로 28일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4만 3610명 가운데 98.3%가 무증상 또는 경증이라는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싱가포르는 9월부터 브루나이 및 독일과도 무격리 입국을 시행 중이며, 19일부터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8개 국가와도 추가로 무격리 입국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