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팔아 운반비 충당하고 이중 회계처리 의혹
그런 가운데 시행사인 평산사업이 공식적으로 밝힌 건설비가 부풀려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본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관련 내용의 사실 확인 여부에 따라 향후 파문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건설공사는 표준품셈 및 표준단가가 있어, 회계장부를 아무리 조작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다. 그러나 토목공사에서 발생하는 토석 운반에 관해서는 거리에 따라 적용되는 기준점이 달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
바로 이런 문제가 반값아파트 시행사 평산산업이 토목공사비를 부풀린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에서 표면화됐다. 평산산업이 시행하는 아파트 부지에서 발생하는 발파암은 100여만㎥에 이른다.
거제시 고현항 매립지에 2017년 2월경 10만㎥를 고현항 오비물량장을 통해 납품했다. 고현항 매립지는 바지선 사용료 1㎥당 2,200원, 운반비 명목으로 1㎥당 5,300원 도합 1㎥당 7,500원을 지출했다.
고현항 매립지는 뉴동아건설로부터 발파암 10만㎥를 납품받는데 지출한 비용은 10만㎥에 7억5천만원이 된다. 사업장은 이 가운데 바지선 사용료를 뺀 5억3천만원이라는 대금을 뉴동아건설에 지불했다.
뉴동아건설은 우선 토목공사비에 오비물량장까지 토석운반비가 산정되기에 1㎥당 5300원을 받았다는 점은 판매허가 되지 않은 발파암을 판매해 수익을 올렸다는 점에서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회계처리로 발파암 판매분을 누락했다면 엄청난 이익을 누린 셈이 된다.
만일 뉴동아건설이 공사장에서 고현항 매립지까지 운반한 것으로 회계처리를 했다면 7억 5천만원이라는 운반비 지출분이 발생한다. 이와 관련 평산건설 구제운 대표는 시의회 특위에서 “바지선 사용료를 지불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고현항 사업장에 확인한 바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문제도 확인됐다. 평산건설 자회사 뉴동아건설은 사등면 신풍레미콘 물량장에서 7개월, 고현항 오비물량장에서 3개월 동안 적재용량 13㎥, 25t 덤프트럭 3~4000대분의 발파암을 납품했다. 납품한 곳은 부산 웅동지구, 여수, 제주도, 동해 등 여러 곳이다.
본보의 보도 이후 잇따른 제보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여수는 1㎥당 6500원, 제주도는 1㎥당 1만원을 각각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현항 매립지가 밝힌 1㎥ 당 5300원보다 적게는 1200원, 많게는 5000원 가까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더욱 막대한 이익을 봤을 것으로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평산산업 구 대표는 시의회에서 “(발파암 운송업자) 오 모 씨가 돌 값을 지원받았을 수도 있을지는 모른다. 발파암을 팔았는지 안 팔았는지는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당초 무비용으로 발파암을 처리하기로 계획이 잡힌 상황에서 이를 특정지역에 가져다준 점으로만 미뤄보더라도, 운송비 등의 부대비용이 발생하기에 결국 어떤 형태로든 발파암을 팔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보인다. 구 대표 답변의 신뢰성에 의문이 붙는 것이다.
한편, 평산산업 구제운 대표는 행복주택(반값아파트) 부지 및 대로 3-9호선 기부채납이 시의 강압적인 강요로 이뤄졌기에 개발이익금보다 더욱 많은 것을 시에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평산산업은 당초 아파트 건축이 불가능한 곳에 아파트 허가를 득하는 과정에서 개발이익금 및 행복주택 부지, 그리고 대로 3-9호선을 만들겠다는 조건을 이미 제시한 바 있다. 게다가 평산산업은 과도한 기부채납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패소한 전력이 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