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이재명 투쟁’ 전투력 높이는 원희룡…민주당 “부창부수 적반하장”
소시오패스는 의학적으로 공인된 용어는 아니며 심리학적인 용어로 활용된다. 넓게는 반사회적 성격장애에 포함되는 용어다. 타인에 대한 존엄성을 본인 욕구보다 낮게 평가하는 특징을 지닌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학계에서도 소시오패스에 대한 정확한 규정에 있어선 상당히 조심스러운 편이다.
그 가운데 야권 대선주자의 부인이 여권 대선후보를 두고 “소시오패스”라고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부인인 강윤형 씨 이야기다. 정신과 의사인 강 씨는 10월 20일 매일신문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는) 소시오패스 경향이 있다”면서 “정신과적으로 안티소셜(반사회)이라고 얘기한다”고 했다.
여권과 이재명 후보 지지층 일각에선 “자신이 직접 진료하지 않은 사람의 정신적 상태를 전문가 의견으로 공개적으로 밝히는 건 비윤리적”이란 비판이 나왔다. 10월 25일 강 씨가 대한신경정신의학회로부터 구두 경고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이에 대해 원 전 지사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원 전 지사는 10월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두 경고는 없었다”면서 “징계절차가 논의된 적도 없으며 제 아내인 강윤형 박사도 국민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이라는 당당한 입장”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강 박사가 이재명이 소시오패스라고 의견을 밝힌 것은 의견 개진일 뿐 의학적 진단이 아니기 때문에 의료법 위반 사항이 아니”라고 했다.
원 전 지사는 10월 26일엔 YTN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과 인터뷰에서 “실제 그 학회에 구두 경고를 했는지 알아봤더니 그런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원 전 지사는 “대통령 후보 정신건강 문제는 국민 안전에 관한 문제”라면서 “(강 씨 소시오패스 발언 관련) 사과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이번 논란과 더불어 원 전 지사는 야권 내부서 ‘대 이재명 투쟁 선두주자’ 이미지를 형성해가는 모양새다. 원 전 지사는 소시오패스 논란이 진행 중이던 10월 25일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관련해 이재명 후보를 대검에 고발했다. 원 전 지사는 “사법 및 정치 분야 영향력까지 노리는 ‘총체적 권력형 이재명 비리’에 대해 국민을 대신해 고발하러 왔다”면서 “배임, 선거법 위반, 직권남용, 위증, 허위사실공표 등 18건에 대해 1차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원 전 지사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전투력을 높여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캠프 측에선 반발과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0월 26일 국회 브리핑에서 “원 전 지사 부인은 전문성을 정치적으로 악용해 잘못된 꼬리표를 달고자 했고 원 전 지사는 부인을 감싸고 돌기 바쁘다”면서 “보기 흉한 부창부수이며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후보에 대한 악의적이고 몰상식한 비난에 최소한의 예의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상대 당 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원색적 비난으로 본인들의 모자람을 위안 삼을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이재명 캠프 대변인 출신인 현근택 변호사는 10월 25일 T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그분(강 씨는)은 사실 객관적인 제3자가 아니”라면서 “일반적인 전문의가 아니라 경쟁하고 있는 후보의 부인이다. 정치인 부인 입장에서 얘기했을 가능성이 더 많다. 제가 보기엔 이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이라고 했다. 현 변호사는 10월 23일 MBC 라디오 방송에서 소시오패스 논란과 관련해 원 전 지사와 거친 ‘생방송 설전’을 펼쳐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