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쿠데타·대통령 ‘2인자 대명사’ 노태우의 일생

10월 26일 향년 89세로 별세한 노태우의 커리어 살펴보니

[일요신문] ‘5공 2인자’에서 6공 첫 직선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씨가 2021년 10월 26일 향년 89세로 숨졌다. 노 씨는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해왔다. 최근 병세가 악화돼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3당 합당을 발표하는 노태우 씨(사진 가운데). 사진=연합뉴스

1932년 12월 4일 경북 달성군 공산면에서 출생한 노태우 씨는 경북고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군인의 길을 걸었다. 육군사관학교 동기생인 전두환 씨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다. 노 씨는 육군 9사단장 직을 수행 중이던 1979년 12월 12일 전 씨가 주도한 군사 쿠데타에 동참했다.

쿠데타 성공 이후 신군부 2인자로 부상한 노 씨는 제5공화국에서 정무2장관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초대 체육부장관으로 1988 서울 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제5공화국 막판엔 전두환 후계자로 입지를 공고히 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펼쳐진 대선에서 ‘1노 3김’ 야권 분열 형국에서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제13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노 씨는 ‘북방외교’로 불리는 외교 정책, ‘3당 합당’이란 정치 이벤트, 토지 공개념 도입 등을 추진했다.

대통령 퇴임 후엔 12·12 쿠데타 주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수천억 원 규모 비자금 조성 등 혐의를 받아 전두환 씨와 함께 수감생활을 했다. 징역 17년과 추징금 2600억 원을 선고받았다. 1997년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노 씨는 2002년 전립선암 투병으로 건강상태가 악화하기 시작했다. 

노 씨 유족으론 부인 김옥숙 여사, 딸 소영 씨, 아들 재현 씨가 있다. 

이동섭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