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기득권 공화국을 기회 공화국으로’, 윤석열 후보 수락연설서 “기득권 나라를 기회의 나라로” 표절 주장
김동연 전 부총리는 11월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제가 지난 3년 동안 책을 쓰면서 대한민국 모든 문제들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한마디 키워드가 뭘까 고민하다가 만든 슬로건”이라며 “완벽한 표절이다. 제가 기득권의 나라에서 기회의 나라라는 말로 썼다”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후보는 지난 5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에서 “내년 3월 ‘기득권의 나라’에서 ‘기회의 나라’로, ‘약탈의 대한민국’에서 ‘공정의 대한민국’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부총리 캠프에서는 “스타트업의 특허를 힘 있는 대기업이 가로챈 것과 다를 바 없다” “준비 안 된 카피맨” 등 비판 논평을 냈다.
윤 후보 측이 ‘기회라는 단어는 이미 많이 썼다’고 반박한 것에 대해 김 전 부총리는 “어떤 카피라이트도 이제까지 안 쓴 말이 있었나. 전부 따온 것들이다. 정신과 슬로건 자체는 다르다. 슬로건을 표절할 수 있지만 철학까지 표절하지 못한다”며 “그렇게 제 철학에 찬성한다면 정말로 어떤 기득권을 깨야 하고 어떤 기회의 나라를 만들지 가지고 한 번 붙어보면 어떨까”라고 지적했다.
김 전 부총리는 “제가 한심스럽게 생각하는 건 제1야당의 후보가 그런 철학과 내용도 없이 다른 대선후보가 쓴 슬로건 갖다 후보 수락연설에서 말미에 결론적으로 쓴다는 건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또 하나 우스운 것은 지금 깨야 할 기득권이 바로 거대정당과 윤석열 후보”라며 “그런데 기득권인 사람이 기득권 깨고 기회의 나라를 얘기하니까 그것도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 측이 ‘우리는 우리의 정책 공약을 얼마든지 갖다 쓰라고 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김 전 부총리는 “거기에 갖다 쓸 게 있나요”라고 되물었다. 김 전 부총리는 “공정하지 않은 사람이 공정을 얘기하고 정의롭지 않은 사람이 정의를 얘기하는 사회”라며 “좋은 말 쓰는 건 좋다. 그렇지만 철학과 내용을 가지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국민 앞에 내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