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우리 아이도? 10명 중 1명 ‘성경험’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항목은 ‘청소년의 첫 경험’ 실태였다. 응답자 중 이성교제 경험이 있거나 현재 이성교제를 하고 있는 청소년은 55.3%로 조사됐으며, 그중 섹스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17%로 나타났다. 대략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성관계 경험이 있다는 얘기다. 이들 중 31.9%가 중2 때 처음 섹스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다소 충격을 주었다. 이성교제 경험 청소년 중 임신을 경험한 자도 3.3%에 이르렀다.
‘푸른 아우성’ 구성애 대표는 이번 결과에 대해 “2~3년을 주기로 청소년들의 첫 경험 연령이 0.5세씩 낮아지고 있다. 이번 조사도 이를 반영한다. 청소년들의 사춘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데에서 오는 현상이다”라고 진단했다.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는 청소년들의 생리적 사춘기가 이러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해석이다.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은 집과 모텔에서 가장 많이 관계를 맺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관계 장소 조사 결과 집이 58.5%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모텔로 30%를 기록했다. 구 대표는 “집에서 관계를 맺는 것은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 부모의 울타리 역할이 줄어든 데서 오는 현상이다. 그 다음이 모텔로 꼽혔는데 이는 어른들의 잘못이다. 청소년들은 어른들을 모방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 업주들에 대한 낮은 법적 처벌 덕에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술·담배는 물론 모텔숙박도 할 수 있는 나라다”고 꼬집었다.
청소년의 혼전순결 의식에 대한 조사결과도 흥미를 끌었다. 응답자 중 47.7%가 ‘사랑하는 사이라면 상관없다’고 답했다. ‘혼전순결은 반드시 지켜야한다’고 답한 청소년은 40.6%를 차지했다. ‘혼전순결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답한 학생은 7%에 불과했다. 청소년들의 ‘혼전순결’에 대한 의미 자체는 많이 무너진 상태였다.
구 대표는 “‘사랑하는 사이라면 상관없다’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일면 긍정적인 결과다. 그저 ‘지킬 필요없다’고 말한 청소년은 7%에 불과했다. ‘사랑을 위해 결혼’하는 게 아니라 ‘결혼을 위해 결혼’하는 게 요즘 세태다. 청소년들이 그 기준을 ‘사랑’에 뒀다는 것은 일면 긍정적이다”고 진단했다.
조사대상 청소년 중 절반 이상이 ‘이성교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27.9%는 ‘현재 이성친구가 있다’고 답했고 ‘현재는 없지만 과거에는 있었다’라고 답한 학생도 27.4%에 달했다. 이성교제 경험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44.7%를 차지했다. 더욱 흥미를 끄는 것은 이성교제간 스킨십이었다. 이성교제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98.4%가 ‘손잡기’를 경험했고, ‘키스’를 경험한 응답자도 60.8%에 달했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스킨십’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청소년들의 피임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성경험이 있는 청소년들 중 46.3%만이 피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한다’고 답한 학생이 34.7%에 달했고, ‘가끔 한다’고 답한 학생은 12.2%를 기록했다.
성관계시 임신에 대한 인지를 묻는 물음에서는 응답자 중 무려 43.3%가 ‘알고 있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11.5%는 ‘생각한 적도 없다’고 답해 큰 충격을 주었다.
청소년들이 성인들과 비교해 유독 차이가 나는 것은 ‘우리나라 성문화에 대한 개방성’ 인식 부분이었다. 성인들의 경우 우리의 성문화에 대해 개방적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66.3%, 폐쇄적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36.7%로 나타나 대체로 우리의 성문화에 대해 개방적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경우 결과는 정반대였다. 우리의 성문화에 대해 개방적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49.3%인 반면 폐쇄적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50.2%를 넘었다.
구 대표는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많은 청소년들이 우리의 성문화에 대해 폐쇄적으로 느꼈다. ‘무조건 하지마라’는 네거티브 성교육에서 오는 현상이다. 억압된 교육보다 성에 대한 비전을 키워주고 사실에 근거한 실용적 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 하루가 다르게 사춘기 시기가 낮아지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이제 맞춤형 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