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초반엔 정치 성향 논란…‘그날들’로 찬사 받고 어머니께 바치는 자작곡 ‘엄마’로 우승

‘민중가수’로서 활동하기도 했지만 보다 정확히 당시의 박창근을 설명하는 단어는 ‘길거리 가수’다. 2005년까지 동대구역 앞 등에서 9년 동안 길거리 공연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통기타와 하모니카로 무장한 전형적인 포크 가수 외길을 걸어왔다.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국민가수)’에 출연하면서 다시 박창근의 민중가수 시절 이야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이 박창근이 오랫동안 민중가요 진영에서 활동한 성향의 참가자가 ‘국민가수’에 출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하차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가수’ 제작진은 5회 방송을 며칠 앞둔 11월 1일 “박창근 씨는 오래도록 그려온 대중 가수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국민가수’에 지원한 일반적인 참가자들 중 한 명일 뿐이며, 특정한 정치적 의도를 갖고 경연에 임하는 것이 아니”라는 공식입장을 냈다.
박창근에 대해 “노래에 대한 간절한 마음 하나로, 23년이라는 시간 동안 음지의 무명 가수로서 활동해왔다”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춥고 바람 부는 길거리에서 기타 하나를 메고 노래를 부르며, 숱한 갈등과 시련을 겪으면서도 노래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은 결과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참가자가 긴 시간 품어온 음악을 향한 순수한 열정과 사랑, 또 어렵게 참가를 결정한 경연에 대한 진의가 지나온 과거 중 겪은 몇몇 특정한 일화로 인해 폄훼되어서는 안된다”며 박창근을 적극 보호했다.

10월 7일 방송된 ‘국민가수’ 첫 회에서부터 박창근은 고 김광석의 ‘그날들’을 불러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3년째 노래라는 길을 꾸준히 묵묵하게 걸어왔다. 조금 다른 용기를 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노래해 온 사람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가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힌 박창근은 기타 연주와 함께 고 김광석의 ‘그날들’을 불렀고 바로 마스터들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첫 소절에 바로 8하트가 나왔고, 곧 최단 시간 올하트 기록까지 세웠다.

김범수는 “원곡자가 생각이 안 나는 커버가 제일 좋다고 생각했는데 원곡자가 너무 생각나는데도 정말 좋았다”며 “원곡자를 마음껏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 김광석의 ‘그날들’로 시작된 박창근의 ‘국민가수’ 행보는 최종회인 12회까지 이어졌고 결국 1위 자리에 오르며 ‘국민가수’ 타이틀을 얻어냈다. 박창근은 상금 3억 원과 황금 트로피, 건강의료기, 멀티밤(화장품) 등을 받았다.
박창근의 마지막 무대는 어머니에게 보내는 자작곡 ‘엄마’였다. 오디션 프로그램 최종 무대에서 자작곡을 부르는 것은 상당한 도전이었지만 박창근이 진심을 담아 담담하게 속내를 전달하는 무대에 현장은 물론이고 시청자들까지 큰 감동을 받았다.
박창근은 “노래하겠다는 자존심 하나로 늘 주변을 힘들게 했는데, 엄마는 힘들지 않아 보였다. 늘 나를 응원해줬다”고 어머니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많은 국민들이 보는 방송에서 얼굴 한번 보여주는 생일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너무 많이 온 것 같다. 앞으로 최선을 다해 위로해달라는 말씀 같다. 죽을 때까지 노래해서 올려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