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간 분화 안해 대량의 마그마 쌓여…폭발시 화산재 비처럼, 미증유 사태 맞을 듯
실제로 12월 3일 오전 2시 18분경 야마나시현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은 동부 후지고코(富士五湖)였다. 곧이어 오전 6시 37분에도 규모 4.9, 진도 5약의 지진이 일어났다. 후지고코에서 이 정도의 흔들림이 관측된 것은 2012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이후 인터넷상에서는 “후지산 분화의 전조현상이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속출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과 관련해 “후지산 화산 활동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베대학 해저탐사센터의 다쓰미 요시유키 객원교수는 “지난 300여 년간 후지산이 한 번도 분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다”며 경종을 울린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후지산은 1707년 대분화한 적 있는 활화산으로, 지하에는 대량의 마그마가 쌓여 있는 상태”다.
다쓰미 교수는 “최근 마그마 등 유체 이동에 의한 특징적인 지진이 관측되고 있다는 점, 아울러 동일본 대지진 이후 지반의 변화로 마그마가 분출되기 쉬운 상태라는 점도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일본 지진조사위원회는 “난카이트로프 거대지진과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직하형 지진이 30년 이내 발생할 확률이 70~80%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더욱이 이들 거대지진은 후지산 분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1707년 후지산이 폭발했을 때도 49일 전에 난카이트로프에서 규모 8.6의 ‘호에이 지진’이 발생했었다.
만일 후지산이 폭발할 경우 피해는 미증유의 사태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후지산화산방재대책협의회는 2021년 3월, 17년 만에 후지산 해저드맵(재해지도)을 개정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예상되는 용암 분출량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분출량은 기존 추정치의 약 2배인 ‘3억m³’, 측화구도 기존 44개에서 252개로 증가했다.
이를 토대로 시뮬레이션해봤더니, 용암류도 기존 예상보다 훨씬 멀리 흘러갈 것으로 추정됐다. 피해 예상지역은 야마나시현과 시즈오카현, 가나가와현 등 3개현 27개 시정촌이다. 가령 후지산에서 동쪽으로 30km 떨어진 가나가와현 가이세이마치의 경우 용암이 도달하기까지 5일이 걸리고, 18일 뒤에는 지역 전체가 용암으로 뒤덮인다.
또한 간토 남부 지역은 화산재가 비처럼 쏟아지게 된다. 시즈오카현 고텐바시는 50cm 이상, 가나가와현 오다와라시는 30~49cm, 도쿄도와 지바현은 2cm 이상 쌓일 것으로 보인다. 화산재가 2cm 쌓이면 철도와 자동차는 이동이 불가능해진다. 신칸센과 고속도로는 물론, 수도권 교통이 마비될 우려가 있다. 다쓰미 교수는 “컴퓨터 등 전자기기가 동작 불량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영향도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외에도 일본 정부는 후지산이 분화할 시 정전, 수도의 수질 악화, 화산재의 중량에 의한 건물 붕괴, 통신장애, 물류 정지, 생활물자 입수 곤란 등의 영향을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