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목표, 현실적인 보상, 작은 승리에 집중…SNS 통해 목표 공유하는 방법도
매년 새해가 되면 저마다 하는 다짐이 하나씩 있다. 사실 웬만한 끈기가 있지 않고선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은 언제 목표를 세웠는지 민망할 정도로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렇다면 2022년에는 좀 달라질 수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최근 ‘뉴욕타임스’가 새해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했다. 매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실패하는가. 그렇다면 어쩌면 목표를 세우는 첫 단추부터 잘못됐을 수도 있다.
#나에게 맞는 목표를 세워라
무조건 ‘~해야지’ 다짐하는 건 소용이 없다. 내가 실제 할 수 있고, 나에게 의미 있는 목표를 세우는 게 최우선이다. 시간관리 회사인 ‘프랭클린코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새해에 세우는 목표의 3분의 1가량은 대개 1월 말을 넘기지 못한다. 이렇게 실패하는 이유는 이 가운데 대부분이 올바른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잘못된 다짐을 하는 걸까. 이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1) 다른 사람(또는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세운 목표이기 때문목표는 현명하게 세워야 한다. 요컨대 ‘SMART’해야 한다. 1981년 ‘매니지먼트 리뷰’ 잡지가 제안한 약어인 ‘SMART’는 구체적(Specific), 측정 가능(Measurable), 달성 가능(Achievable), 관련성(Relevant), 시간 설정(Time-bound)을 의미한다.
2) 목표가 너무 애매모호하기 때문
3)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현실적인 계획이 없기 때문
구체적이란 의미는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막연히 살을 빼고 싶다는 목표보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의 캐서린 L. 밀크먼 부교수는 “체중을 몇 kg 줄이고, 언제까지 줄일지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앞으로 두 달 안에 5kg을 빼겠다”는 식이다.
측정 가능하다는 의미는 체중 감량과 같은 명확한 목표보다는 어떤 습관을 버리기로 다짐했을 경우에 해당된다. 심리학자이자 토르칼리지 정골의학 교수인 제프리 거드흐는 “예를 들어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을 버리고 싶다면, 매일 손톱 사진을 찍어서 손톱이 어떻게 다시 자라나는지를 추적관찰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때 변화하는 과정을 메모장이나 휴대폰에 기록해두면 도움이 된다.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의미는 그 목표가 현실적이어야 한다는 의미와 같다. 그렇다고 원대한 목표를 세우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너무 빨리 큰 성과를 내려고 하면 쉽게 좌절감을 느끼거나, 자칫 목표가 삶을 지배해서 일상의 다른 곳, 즉 당신 자신과 친구, 가족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령 지금 서른 살인데 열심히 저축해서 5년 후에 은퇴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면 이는 현실적이지 않다. 반면, 한 달에 10만 원씩 더 저축하겠다는 다짐은 현실적이다. 액수를 점차 늘려가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것도 좋다. 10만 원에서 20만 원, 30만 원씩 추가로 더 저축하겠다는 계획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목표는 나와 관련성이 충분해야 한다. 다시 말해 이 목표가 나에게 정말 중요하고, 올바른 이유에서 세웠는지 물어야 한다. 정신과 의사이자 두 권의 자기계발서 공동저자인 마이클 베넷 박사는 “자기혐오감이나 자책감, 또는 한순간의 충동 때문에 목표를 세웠다면, 이런 목표는 보통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만약 무엇이 나에게 좋은지에 대해 더 열심히 고민하고, 삶의 구조를 바꾸고, 그 결심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을 가까이 한다면 이런 경우에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한 설정을 해두는 게 중요하다. 다만 현실적이어야 한다. 이는 한번에 목표 지점까지 달려갈 것이 아니라,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중간 목표들을 점검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라는 의미다. ‘습관의 힘’의 저자이자 ‘뉴욕타임스’ 기자였던 찰스 두히그는 “점진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이런 작은 승리에 집중해야 한다”라면서 “만약 어떤 습관을 들이고 있다면, 다음 몇 달이 아니라 다음 10년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계획을 세워라
목표는 마법처럼 갑자기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목표를 향해 달리다가 어떤 장애물을 만나게 될지에 대한 계획도 세우는 게 필요하다. 두히그는 만약 어떤 습관을 새로 들이거나 또는 나쁜 습관을 고치고자 한다면, 해당 습관을 세 부분으로 나누라고 제안한다. 요컨대 계기-루틴-보상이다.
나쁜 습관 1) 트위터를 너무 자주 확인한다반면 좋은 습관을 새롭게 익힐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계기와 보상 모두 쉽고 명확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러닝의 경우, 계기는 단지 운동복을 입는 게 될 수 있다. 운동복을 입고 처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두히그는 “운동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더 그렇다. 이런 경우 첫째 주에는 운동복만 입어본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라고 안내했다.
- 계기: 외롭다
- 루틴: 트위터를 확인한다
- 보상: 유대감을 느낀다
습관을 고치는 방법: 트위터를 확인하는 대신 자리에서 일어나서 동료와 이야기를 나눈다.
나쁜 습관 2) 담배를 피운다
- 계기: 스트레스가 많다
- 루틴: 담배를 피운다
- 보상: 자극이 된다
습관을 고치는 방법: 담배를 피우는 대신, 커피와 같은 다른 대안을 찾는다.
나쁜 습관 3) 밤에 늦게 잔다
- 계기: 저녁에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 루틴: 밤늦게까지 TV를 본다
- 보상: 즐겁다
습관을 고치는 방법: 밤 늦게까지 TV를 시청하는 대신 가족들에게 양해를 구하거나 업무 중간에 휴식을 취하는 방법으로 혼자 보내는 시간을 갖는다.
그런 다음 일주일이 지난 후부터는 운동복을 입고 동네 한 바퀴를 돌기 시작해본다. 두히그는 “성공하려면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서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보상도 현실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루틴이 강화되고 다음에 또 하고 싶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아침에 러닝을 한 다음 서둘러 샤워를 하고 출퇴근길에 오르면 직장에 도착해서는 이미 녹초가 되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러닝이 벌을 서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두히그는 말했다. 이런 경우 당신의 뇌는 러닝을 벌로 인식하고, 피하게 된다. 목표가 잘못된 게 아니라 타이밍을 잘못 맞추다 보니 결국 ‘보상'이 아닌 ‘처벌'이 된 셈이다.
러닝에 있어서 보상은 기분 좋은 느긋한 샤워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초콜릿 한 조각이나 뿌듯함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뿌듯함은 러닝 일지를 기록하는 방법으로 배가될 수 있다.
또한 계획을 실천할 때는 장애물도 있다는 점을 늘 상기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심리학자이자 ‘내면의 브라트 길들이기’의 저자인 폴린 월린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한 월린은 “자책하지 말라. 어떤 실수를 저질렀는지보다는 지금 스스로에게 어떤 좋은 일을 하고 있는지에 집중하라”고도 말했다.
#장애물을 뛰어 넘어라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리고 목표에 대한 당신의 노력도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경우 가야 할 길이 멀게 느껴지고, 좌절감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실패해도 언제든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월린은 ‘더 작은 숫자’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2012년 ‘소비자 연구 저널’에 실린 조사에 따르면, 이 ‘작은 숫자’ 테크닉은 목표에 도달하는 데 동기부여가 된다.
예를 들어 만약 8km를 달린다면 다음 중 어떤 생각을 해야 계속 달리게 될 가능성이 높을까.
1) 1km를 달렸고, 앞으로 1km를 더 달려야 한다.‘작은 숫자’ 이론에 따르면, 첫 번째가 더 낫다. 따라서 목표를 향한 여정을 처음 시작할 때는 목표 달성까지 남은 큰 숫자를 보는 대신, 이미 성취한 작은 숫자에 집중하도록 한다.
2) 1km를 달렸는데도 앞으로 7km를 더 달려야 한다.
혹시 주변에서 간섭이나 압박이 너무 심해서 스트레스라면, 이는 잘못된 목표를 세웠기 때문일 수 있다. 베넷 박사는 “당신이 자신을 위해 이 변화를 원하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그렇게 하라고 했기 때문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충고했다.
그리고 만일 결심을 실천하는 데 실패했다면 처음으로 돌아가서 잊도록 한다. 두히그는 “만약 계획을 망쳤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행동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태도를 갖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실수를 한다면, 자신을 탓하지 말고 어디에서 실수가 있는지를 알기 위해 행동을 뒤돌아보도록 한다. 이와 관련, ‘습관의 힘’에서 두히그는 담배를 피우는 이유를 제대로 알기 전까지 수십 차례 금연에 실패했던 한 남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남자는 금연을 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했지만 계속 실패했고, 마침내 명상에 빠진 후에야 금연에 성공했다.
두히그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해서 스스로를 비난해서는 안된다. 실패를 한다는 것은 경험 데이터가 많이 쌓인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다음 번에는 더 잘 성공할 수 있게 된다" 라고 말했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혼자 고군분투할 필요는 없다. 특히 새해 목표라면 주위에 비슷한 다짐을 한 사람들과 서로의 목표를 공유하면 도움이 된다. 밀크먼은 “주변의 한두 명 정도에게 계획을 알리면 자기가 뱉은 말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라고 조언했다. 그렇게 하면 공공의 약속이 되고, 그들이 내가 목표를 이루도록 응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새해 목표를 공유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 몇 월 몇 일까지 십자수를 마스터하겠다고 알리고, 진행 과정에 대한 업데이트를 주기적으로 올리는 식이다. 다만 이런 방법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월린 박사는 말했다. 요컨대 학교 졸업 이후로 연락이 없었던 옛 급우에게도 원치 않는 피드백을 받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무언가를 거는 것이다. 이를테면 돈이 될 수 있다. 동생에게 10만 원을 주고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돌려받지 않겠다고 말하는 식이다.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목표를 이루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특히 나쁜 습관을 고치겠다는 나의 다짐을 듣고는 이를 말리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오히려 도움이 되긴커녕 해가 된다. 즉 술친구, 흡연 동료 가운데 나의 금주 및 금연 선언을 듣고 비난하거나 비아냥거리는 사람이 있다면 정중하게 나의 의견을 전달한다.
베넷 박사는 “예를 들어 만약 여러분이 담배를 끊으려고 시도한다면 그동안 함께 직장에서 담배를 피웠던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라. ‘나는 여러분들과 밖에서 함께 담배를 피우는 시간이 좋았다. 하지만 지금 담배를 끊는 것이 제 건강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만둬야 한다. 정말 미안하게 됐다. 같이 담배를 피우면서 어울리는 시간을 이제 못 갖게 되다니 정말 유감이다’라고 말이다”라고 조언했다.
내 의도를 분명히 밝혔는데도 상대가 계속해서 핀잔을 준다면 이 사람과의 관계가 사실은 당신에게는 썩 유익하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다.
#실패했다면
사실 첫 번째 시도가 실패했다고 해서 끝은 아니다. 실패했다고 해도 자책하지 말고, 또 당신만 실패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밀크먼은 “언제든 다시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강조한다.
또한 결심은 꼭 새해에 할 필요는 없다. 새해 다짐이 흐지부지됐다면 다음 주말에 다시 시작할 수도 있고, 생일에 시작할 수도 있다. 또한 다음 새해가 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다. 문제는 다시 한번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다.
또한 자기 자신에게 관대해져야 한다. 월린 박사는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엄격하게 우리 자신을 대하곤 한다”라면서 “우리는 기초를 배우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다그치듯이 말하지 않는다. 우리 자신에게도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건 네가 바보라서 그래”라고 말하지 말고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하라.
월린 박사가 제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내가 다 망쳤어. 이제 와서 이게 다 무슨 소용이지?” → “잘못된 결정이었지만 좋은 배움의 기회였지. 이제 다음에는 어떻게 해볼까?”
2) “너무 배고파!” → “배가 고프군.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뜻이네! 좀 힘들긴 하지만 더 나쁜 일도 견뎠으니 참아보자”
3) “다리가 너무 아프다. 도저히 운동을 할 수 없겠는걸” → “오늘은 다리 근육에 휴식을 주자. 그럼 팔 운동을 해볼까?” 또는 “당연히 운동을 했으니 근육이 아프지. 다음에는 괜찮겠지”
3) “너무 어려워!” → “오늘 이 일을 해낸다면 자신감이 붙겠지”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