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콘크리트 지지선 유지…‘차기 대선 프레임‘ 정권재창출 37.6% vs 정권교체 49.6%
일요신문이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39명을 대상으로 12월 26일부터 12월 28일까지 사흘간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 비율은 42.6%였다. 12월 여론조사 대비 2.2%p 상승한 수치(관련기사 [12월 여론조사] ‘정당 지지도’ 국민의힘 36.5% 민주당 31.8%…수도권 접전)다.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못하고 있다는 비율은 56.3%로 12월 대비 0.7%포인트(p) 하락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자 비율은 1.1%였다(자세한 사항은 조원씨앤아이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세부 응답을 살펴보면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매우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4.7%였다. 응답자 가운데 17.9%는 ‘어느 정도 잘하고 있다’고 했다. ‘어느 정도 잘 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11.5%였다. ‘매우 잘못하고 있다’고 한 응답자는 44.8% 비율을 차지했다.
성별로 살펴봤을 때 남성과 여성의 긍정·부정 평가 비율이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남성 응답자 중 42.8%가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고, 56.5%가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여성 응답자 사이에선 긍정평가층이 42.3%, 부정평가층이 56.1%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문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호남(광주·전라)이었다. 호남에서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68.9%를 보였다. 호남에서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비율은 30.0%였다.
국정운영 부정평가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충청(대전·세종·충청)이었다. 충청 지역에서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28.0%였고, 부정평가층은 72.0%였다. 호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선 긍정평가보다 부정평가 비율이 높은 양상을 보였다.
지지정당에 따라 국정지지도를 분석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열린민주당을 지지한 응답자들은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국민의힘, 국민의당, 정의당 지지층에선 부정평가 비율이 더 높았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선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34.5%를 기록했다. 무당층 중 63.7%는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국정운영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전히 문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더 높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선 임기를 거의 마쳐가는 문 대통령이 40% 지지선을 사수하며 안정적인 지지율 흐름을 보이는 것에 대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평론가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연구위원은 문 대통령이 임기 말 자신의 지지도를 공고히 유지하고 있는 현상과 관련해 “국기 결집 현상(Rally round the flag effect)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기 결집 현상이란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대중이 집권세력을 중심으로 단결하는 현상을 일컫는 정치학 용어다.
채진원 연구위원은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해서 지지율이 지켜지고 있다기보다는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아래 심리적 마지노선이 부상했고, 이에 따라 문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그는 “2020년 펼쳐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한 것도 국기 결집 현상의 일환인데, 코로나19 대유행이 길어지면서 문재인 정부를 중심으로 국민이 단결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3개월 남은 정권 중에서 긍정평가 비율 40%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미디어에서 줄곧 현 정부에 대한 비판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런 흐름 속에서도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론이 40% 이상 반영되고 있다는 점은 정치권에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차기 대선 프레임을 묻는 여론조사에선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7.6%였다.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답한 응답률은 49.6%였다. 정권재창출론과 정권교체론 사이 격차는 12.0%p였다. 정권재창출에 힘을 실은 응답자 비율이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보다 낮은 현상을 보였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50대를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정권교체론 응답률이 더 높았다. 지역별로는 호남(광주·전라)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정권교체론이 더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다만 경기·인천 지역에선 정권재창출론이 42.2%, 정권교체론이 42.6% 응답률을 각각 기록하며 초접전 양상을 띠었다.
이른바 ‘스윙 보터’라 불리는 무당층에서는 정권재창출론을 지지한 비율이 19.6%, 정권교체론 지지층이 50.3%였다.
차기 대선 프레임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정치평론가 채진원 경희대공공거버넌스연구소 연구위원은 “국기 결집 효과가 대통령 국정지지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 이면에선 정권교체 바람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는 국가를 중심으로 결집하지만, 정권 교체는 하고 싶다는 민심이 반영된 조사 결과로 분석할 수 있다”고 했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응답자 중 정권재창출론을 지지한 비율은 1.9%였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면서 정권교체론을 지지한 비율은 5.7%였다”면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는 시나리오도 정권교체라고 보는 시각도 일부 존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조사대상 :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표본크기 : 1034명
표본오차 : ±3.1%포인트(95% 신뢰수준)
표집방법 : 2021년 11월 말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라 성별, 연령별, 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조사방법 : 무선 100% RDD 방식을 이용한 ARS 여론조사
응답률 : 3.4%
조사기간 : 2021년 12월 26일 ~ 2021년 12월 28일(3일간)
조사기관 : (주)조원씨앤아이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