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도 이탈 2%대 털썩…“중도 포기 없다” 완주 의지 밝혔지만 연대전략 목소리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역대급 비호감으로 최근 안풍(안철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과는 달리, 심 후보 지지도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2%대로 주저앉았다. 제3지대 연대 전선을 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양강 주자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간 사이, 심 후보는 중위권에서도 사실상 이탈한 셈이다.
특히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필두로 여권 내부에서 ‘이재명·안철수 단일화’에 군불을 지피면서 ‘심상정 고립’은 한층 심화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롯한 여권 인사들은 심 후보와 단일화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정의당 한 관계자도 “단일화 제안이 온 적은 없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심 후보의 대선 완주조차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발단은 지지도 하락이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2021년 12월 31일부터 2022년 1월 1일(3일 공표,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까지 조사한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심 후보는 2.2%에 그쳤다. 한때 5% 안팎에서 경쟁하던 안 후보는 9.2%나 얻었다. 이 후보는 41.0%, 윤 후보는 37.1%를 각각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2021년 12월 26일∼31일까지 조사한 결과(3일 공표)에서도 심 후보는 3.0%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심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1.0%였다. 정의당 내부에서조차 “지지도 하락을 타개할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이 필요하다”는 말이 부쩍 늘었다. 정의당은 내부적으로 TV와 유튜브 토론회 등을 통해 공중전을 더 적극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문제는 진보정당인 정의당을 둘러싼 태생적 딜레마다. 대선 초반 심 후보의 주요 전략은 ‘민주당 때리기’였다. 심 후보가 “더는 민주당 2중대는 없다”며 여권과 차별화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민주당을 때리면 때릴수록 범진보 지지층 결집은커녕 정의당 지지층 일부도 이탈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 때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다가 정의당 지지층에도 민주당 지지층에도 뭇매를 맞은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민주당 한 원로 인사는 “참여정부 때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판한 민주노동당의 결과는 외연 축소였다”고 회고했다.
이재명 후보와의 포지션이 겹치는 것도 심 후보 공간을 좁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민주당 이재명 선거대책위원회에는 옛 정의당 인사를 포함해 진보진영 인사들이 대거 합류해 있다. 정의당 한 당직자도 “운동권을 비롯한 진보진영 인사들을 이재명 선대위에 뺏긴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중도층 소구력’이 약한 것도 심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스윙보터(부동층)인 이들이 심 후보를 대안 세력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남은 관전 포인트는 심 후보의 완주 여부다. 심 후보는 “중도 포기는 없다”며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다만 당 일각에선 민주당과 6·1 지방선거 연대를 통한 출구전략을 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야권 한 관계자는 “그나마 남아 있는 정의당 지지층도 등 돌릴 수 있는 나쁜 전략”이라고 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