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극복 성공 복귀에도 갑작스런 은퇴선언
KT 구단은 지난 13일 이대은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이대은은 1989년생 만 32세의 선수다. 선수생활을 그만두기에는 빠른 나이다. 2020시즌 부상으로 부침이 있었지만 2021시즌에는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갑작스런 은퇴 선언에 눈길이 쏠렸다.
이대은은 신일고 재학시절 시카고 컵스에 스카우트돼 미국 무대로 향한 유망주였다. 2008년부터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 2014년까지 도전을 이어갔다. 그 사이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트리플A까지 승격하기는 했으나 결국 목표였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는 못했다. 그의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35경기 121선발 40승 37패 평균자책점 4.08이다.
2015년에는 일본 무대로 향했다. 치바 롯데 마린즈와 대형 계약을 맺으며 주목을 받았지만 일본 생활도 2년에 그쳤다.
경찰청 야구단 생활을 거쳐 2018년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 2차 1라운드에서 KT에 지목됐다. KBO리그 데뷔 이전부터 수려한 외모와 국가대표 경력 등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이 때의 드래프트를 일각에서는 '이대은 드래프트'라고 부르기도 했다.
기대를 모은 데뷔 시즌, 선발 투수로 낙점을 받고 마운드에 올랐지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개막 이후 5월까지 선발로 나섰지만 이내 구원 투수로 보직이 변경됐다.
마무리 투수를 맡으며 안정을 찾았다. 시즌 성적은 44경기 4승 2패 17세이브 평균자책점 4.08이었다. KT는 구단 창단 이후 최초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경쟁하는 순위(6위)에 올랐다.
KBO리그에서 두 번째 시즌에는 부침이 있었다. 데뷔 첫해 활약을 인정 받아 연봉 1억 원을 받게 됐지만 부상과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시즌 초반 마무리로 나섰지만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1군에서 말소됐다. 다시 1군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3개월 이상이 걸렸다. 시즌 기록은 20경기 0승 4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83. 시즌을 마치고선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절치부심한 2021시즌에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7월부터 1군 마운드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찾아 갔다. 8월부터 한 때 11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즌 성적을 3승 2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소속팀 KT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이대은은 시리즈 엔트리에는 포함됐지만 등판은 하지 못했다.
네 번째 시즌을 기다리는 시점, 스프링캠프 시작을 눈앞에 두고 은퇴를 선언했다. 명확한 은퇴 이유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추측만이 오가고 있다.
이대은은 구단을 통해 "KBO에서 시작한 첫 시즌 이후 지금까지 부상으로 팬들과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개인적으로는 팀 우승에 보탬이 되지 못해 죄송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구단과 상의 끝에 야구 선수 인생을 마감하기로 했다. 또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