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해열제 등 상비약 챙기고, ‘호흡기 전담 클리닉’ 병원 파악해야…사소한 증상이라도 감염 의심을
게다가 이런 중요한 시기에 민족 최고의 명절인 설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방역당국에선 설 연휴 기간이 오미크론 방역의 중대 고비라며 최대한의 이동 자제를 당부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많은 사람들이 지역 간에 활발히 이동하고 서로 만나게 된다면,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오미크론에 의한 신규확진자 급증 상황에서 맞이하는 이번 명절, 과연 어떤 준비를 해야 제대로 오미크론에 대비할 수 있을까.
#팍스로비드? 종합감기약 먼저 사세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인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치료 효과가 검증돼 적절히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처방 대상이 65세 이상 및 면역저하자 등으로 제한돼 있으며 병용 금기약물 범위도 넓다. 게다가 증상 발현 5일 이내에 복용을 시작해야 한다.
사실 대다수의 오미크론 확진자에게 팍스로비드가 필요하지는 않다. 팍스로비드를 투약하면 위중증률과 사망률 감소가 가능한데 대다수의 오미크론 확진자는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거나 무증상이다. 팍스로비드를 투약해야 할 만큼 중증으로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방역당국에서도 처방 대상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이들은 오히려 종합감기약을 구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증상이 있더라도 대부분 가벼운 감기 증상이라 집에 상비약으로 마련해 놓은 종합감기약이나 코 감기약, 목 감기약 등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사실 더 기본적인 상비약은 해열제다. 발열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인데 다행히 백신을 투약한 대부분의 가정에는 백신 후유증에 대비해 구비해 놓은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가 있다.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됐던 한 40대 직장인은 “확진 판정을 받으면 보건소에서 ‘재택환자 건강관리 세트’를 보내주는데 거기에 종합감기약이 포함돼 있고 재택치료 담당 병원에서 증상에 따라 별도로 약을 처방해 보내준다”며 “다만 하루 이틀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만약 집에 상비약으로 감기약이나 해열제가 있다면 미리 복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보건소나 병원에서 보내주는 약 역시 팍스로비드가 아닌 약국에서 구매 가능한 일반 감기약이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검사 가능한 곳 미리 확인해야
지금까지는 조금만 이상 증상이 있어도 선별진료소를 찾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동안은 일정 기간 간격으로 가족 가운데 한 명이 선제 검사를 받아 감염 여부를 확인해 무증상 감염에 따른 감염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그렇지만 방역당국의 새로운 방역체계인 ‘오미크론 대응단계’에서는 검사 방식이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선별진료소 등에서 누구나 무료로 받았던 PCR 검사가 축소된다. 방역당국이 PCR 검사 역량을 하루 75만 건에서 85만 건으로 늘렸음에도 오미크론에 따른 확진자 증가세는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60세 이상 고령층,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은 여전히 선별진료소 등에서 무료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이외에는 신속항원검사나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이 나와야 추가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단순 의심자는 선별진료소를 찾아 자가검사키트를 받아 검사해본 뒤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받을 수 있고, ‘호흡기 전담 클리닉’으로 지정된 동네 병원에서 의사 진료비 등으로 책정된 5000원을 내고 신속항원검사를 받아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받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는 ‘호흡기 전담 클리닉’으로 지정된 동네 병원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게 중요하다.
다만 이런 ‘오미크론 대응단계’는 광주, 전남, 경기 평택·안성 등 4개 지역에서 1월 26일부터 시작됐다. 29일부터는 전국 256개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2월 3일부터는 호흡기 전담 클리닉으로 지정된 전국 431개 동네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설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오미크론 대응단계’가 전국으로 확대 시행된 예정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설 연휴 기간 동안 빈틈없이 준비해 2월 3일부터는 전국 호흡기 전담 클리닉 431개소와 지정된 동네 병·의원으로 확대 시행하겠다”며 “가까운 병·의원에서 코로나 진찰·검사·치료가 함께 이루어지면 우리는 오미크론에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가 시작되는 1월 29일부터 전국 431개 호흡기 전담 클리닉 지정 병원의 신속항원검사가 시행되는 2월 3일까지는 다소 혼란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게다가 이 기간은 설 연휴 기간과 겹친다. 또한 확진자 급증으로 설 연휴 기간에 갑자기 ‘오미크론 대응단계’가 확대 및 강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설 연휴 기간 동안 방역당국의 발표에 늘 귀를 기울여야 한다.
#몸 조금만 이상해도 조심해야
오미크론은 장단점이 명확한 변이 바이러스다. 무증상이나 가벼운 증상의 감염자가 많아 위중증률과 사망률이 낮은 데 반해 전파력이 강하다. 그만큼 무증상 감염이 많아 본인이 확진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일상생활을 하는 이들을 통한 감염 확산이 이뤄질 수 있다. 따라서 설 명절에 가족 모임을 갖는 경우에는 선제적으로 PCR 검사를 받아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아직 오미크론 대응단계가 적용되지 않은 지역에선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조금만 가벼운 증상일지라도 감기 기운이 있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들 상당수가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감기 증상만 겪고 있기 때문이다. 잠깐 미열이 있어 해열제를 먹고 괜찮아졌는데 혹시나 싶어 PCR 검사를 받아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도 있고, 목이 살짝 따끔거리는 증상으로 평소라면 감기약조차 먹지 않을 정도였는데 며칠 뒤 후각과 미각이 상실돼 검사를 받아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도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있다면 우선 설 명절 가족모임에는 참가하지 않는 것이다. 오미크론 확진자의 대부분이 무증상 또는 가벼운 증상만 나타나지만 여전히 고위험군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 가운데 고령층과 기저질환자가 있기 마련이고 개인 사정으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이들도 있을 수 있다. 비록 본인은 가벼운 증상으로 지나갈 수도 있지만 자신으로 인해 다른 가족이 힘겨운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