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투자 시작해 안목과 경험 쌓아야…중장기적 이익실현 목표 분산투자 필요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우선 투자에 나설 것을 권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예적금 수익률이 종잣돈 마련을 앞당길 확률은 현저히 낮다. 일단 투자를 최대한 빨리 시작해 수익률을 높이면서 투자와 관련한 감각과 안목을 기르는 게 낫다는 의견이다. SK증권 최석원 지식서비스 부문장은 구체적으로 주식 투자와 저축 비율을 5 대 5로 유지하며 종잣돈을 모으길 권유한다.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사회초년생들의 무기는 ‘시간’이다. 장기로 투자할 여유가 있다. 증시 하락기지만 오히려 사회초년생들에겐 저점 매수를 통해 장기적으로 수익을 꾀할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짧게 보면 지금은 리스크를 관리할 시기지만 동시에 주가가 떨어진 기업들의 주식을 매수하기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최석원 부문장은 “과거에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컸지만 결국 우량 기업들은 장기간에 걸쳐 큰 폭의 주가 상승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지배력이 높은 기술기업들이 앞으로 치고나갈 것이기 때문에 장기투자하기 좋다”고 조언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정보기술(IT)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테크(Tech) 펀드'나 북미 펀드 등 해외펀드의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매수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초년생들이 목표 실현 시점을 정해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길 권고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사회초년생들은 큰돈을 몰아서 쓰기보다는 적은 돈을 주기적으로 빼서 쓰는 경우가 잦기에 3~5년 이상 길게 묵힐 돈과 짧게 모을 돈을 나누어 투자를 세분화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후정 연구원은 분기 내지는 반기마다 한번씩 스스로의 투자 성적을 점검하며 자산을 리밸런싱(투자 자산의 비중 재조정)할 것은 제안했다. 이어 “전체 소득 중 얼마를 투자할지 미리 정해놓고 투자하면서 목표 수익과 목표 기간을 정해 분기별로 점검하며 이익실현을 하면 어느 정도 종잣돈 마련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모험은 금물이다. 최석원 부문장은 사회초년생일수록 소비를 줄여서 여유자금으로 투자를 해 나가야 할 때지 단기적인 이익실현에 눈이 멀어 대출에 손대면 필패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전망이 잘못됐거나 예측이 틀렸을 때 발생하는 피해가 복구불가능한 수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석원 부문장과 이경민 연구원은 공통적으로 적립식 펀드를 권유했다. 적립식 펀드란 적금처럼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내는 펀드를 의미한다. 장기적이고 정기적으로 꾸준히 투자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식이다. 원금 손실 가능성은 있지만 잘만 운용하면 은행 적금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김후정 연구원은 연금자산 투자도 눈여겨보길 제언했다. 그는 “사회초년생이 보기에 은퇴는 아직 남의 일 같을 수 있지만 나중에 노후자산을 준비하려고 하면 늦는다”며 “TDF(직장인의 은퇴 시점에 맞춰 자동으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 운용하는 생애 주기형 펀드) 같은 연금성 상품을 고민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략적으로 분산 투자는 꼭 지켜야 하는 원칙이다. 아무리 변동성이 큰 시장이라도 투자금을 분산하면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최석원 부문장은 여윳돈의 반 정도는 성장주에 장기 투자하고 나머지 반은 경기 사이클에 맞춰 강세를 보이는 종목들에 단타로 투자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경민 연구원은 주식 외에도 금이나 달러 등 여러 자산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며 투자금을 분산하는 것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후정 연구원 역시 단번에 투자하지 말고 투자 시점을 쪼개 나눠서 사고팔기를 권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부동산, 금 등 각각의 자산에 대한 ETF(상장지수펀드)를 매입하는 것도 핵심적인 분산 투자 방식의 하나로 꼽았다. ETF는 특정 지수의 움직임과 연동된 펀드로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하다. 강봉주 연구원은 “주식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여 리스크를 상쇄해주거나 주식 하락장의 영향을 적게 받는 ETF 상품들에 투자하면 안정적으로 투자를 이어나가면서 종잣돈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