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러닝메이트’ 종로 최재형 전략공천…청주상당 정우택 경선 이기자 나경원 충북지사 하마평
3월 9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은 △서울 종로 △서울 서초갑 △대구 중·남구 △경기 안성 △충북 청주상당 등 다섯 곳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월 25일 자당 의원들의 귀책사유로 선거가 치러지는 서울 종로와 경기 안성, 청주상당에 무공천을 결정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의원이 사퇴한 대구 중·남구에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 서초갑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유일하게 맞붙는 지역구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정근 서초갑 지역위원장 공천을 확정했다. 국민의힘에선 이혜훈·전희경 전 의원과 정미경 최고위원,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전옥현 전 국정원 1차장이 경선을 치렀다. 서초갑은 국민의힘 후보가 유리한 곳으로 꼽힌다. 2월 10일 경선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그 결과 조은희 전 구청장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조 전 구청장은 재보선 출마를 위해 구청장직에서 사퇴, 5% 감점을 받았음에도 본선 티켓을 따냈다.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의 경우 대선 후보 ‘러닝메이트’란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공천을 놓고 진통을 겪었다. 민주당은 무공천 결정을 놓고 내홍이 불거졌다. 이낙연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렸는데, 이를 귀책사유로 보고 공천을 하지 않는 게 적절하냐는 이유에서였다.
그동안 종로 출마를 준비해왔던 김영종 전 구청장은 무공천 방침에 반발,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김 전 구청장에 대해 복당 영구 금지 조치를 내렸다. 김영진 민주당 사무총장은 2월 11일 “사무총장으로서 민주당이 종로구에 무공천한 의미를 명확히 전달했고 여러 차례 탈당을 만류했다”고 말했다.
무주공산이 된 종로를 탈환하겠다며 벼른 국민의힘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전략 공천했다. 공관위원인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그동안 윤석열 후보와 같이 경선에서 경쟁했고 원팀을 이루는 의미”라며 “대쪽 감사원장으로 공정의 상징성을 가진 분”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공천 확정 전 통화에서 “최 전 원장의 정치 신인 느낌이 주는 신선함과 특유의 안정감 때문에 종로에 어울린다는 평이 내부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최 전 원장도 “당에서 결정한 대로 따르겠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고 전했다.
현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냈던 윤석열 후보가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상황에서 감사원장을 맡았던 최 전 원장이 ‘정치 1번지’ 종로에 출격하는 것을 두고 정가에선 ‘정권교체’ 여론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받아들인다. 또한 최 전 원장이 앞서 국민의힘 경선에서 ‘홍준표 캠프’에 합류했었다는 점에서 윤 후보의 ‘원팀 행보’로도 읽힌다.
곽상도 전 의원 사퇴로 치러지는 대구 중·남구 지역구는 국민의힘이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계열 무소속 인사들이 대거 출마한다는 점에서 무공천 명분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가 끝난 후 한 석이 아쉬운 국민의힘으로 입당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뒤를 잇는다.
앞서 김재원 최고위원은 1월 30일 무소속으로의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당이 “무소속 출마자의 복당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자 이를 철회했다. 앞서의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전 최고위원 출마로 무공천이 무색해지니 당이 강하게 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민심 악화로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 같아 김 전 최고위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 같다”고 전했다.
민주당에서는 백수범 변호사를 대구 중·남구 지역구에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백 변호사는 대구 출신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에서 활동했고, 1월 영입 인재 차원에서 민주당에 합류한 인사다. 국민의당에서는 권영현 후보가 나선다.
민주당이 무공천을 결정한 충북 청주상당에서는 국민의힘 내부 경쟁이 뜨거웠다. 4선의 정우택 전 의원,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북한 피살 공무원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가 경선을 치렀다. 정우택 전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하자 이번엔 6월 지방선거로 시선이 모아진다. 정 전 의원이 충북지사 후보군으로도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에선 노영민 전 비서실장이 충북지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인물난을 겪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안팎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급부상하면서 노영민 전 실장과의 빅매치 성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 이시종 충북지사는 3선 연임제한에 걸려 더 이상 출마할 수 없다. 나 전 의원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오세훈 시장에게 경선에서 패한 바 있다. 오 시장의 출마가 거의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이 충북지사로 선회할 것이란 관측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나 전 의원은 부친이 충북 영동으로, 그동안 여러 차례 자신을 ‘충북의 딸’로 불렀다.
청주상당에선 1야당 정 전 의원에 맞서 무소속 후보 3인이 도전장을 냈다. 김시진 박진재 안창현 후보다. 경기 안성은 국민의힘이 김학용 전 의원을 우선 공천했다. 여기에 이주현 정의당 후보, 무소속 이기영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