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등 국제대회 참가길 막혔다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이 일주일을 넘겼다.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대한 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계에서도 러시아를 향한 견제가 이어지고 있다.
발빠르게 손을 걷어부친 곳은 국제축구연맹(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였다. 이들은 자신들이 주관하는 국제대회인 FIFA 월드컵과 UEFA 챔피언스리그 등 국제대회에서 러시아 국가대표팀, 러시아 리그 소속팀의 참가를 금지시켰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는 UEFA 리그 랭킹 7위를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규모를 자랑한다. 하지만 국가 대항전에 참가할 길이 막히며 리그의 위축이 예상된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러시아 리그에 소속된 외국인 선수들의 현재 계약을 해지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루빈 카잔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선수 황인범의 상황에 눈길이 쏠린다.
동계 종목 또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이어갔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과 국제빙상경기연맹(ISU)도 러시아의 국제 대회 출전을 금지시켰다. 러시아가 강점을 보이는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은 모두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침공에 동조한 벨라루스 또한 러시아와 같은 신세가 됐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이어 세계 2위 리그로 평가 받는 러시아대륙간앙이스하키리그(KHL) 역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농구, 럭비, 육상, 핸드볼 등 다수의 국제연맹들이 러시아 퇴출에 동참했다.
러시아는 하계 올림픽에서 3~5위권을 오가고 동계 올림픽 역시 10위권을 오가는 스포츠 강국이다. 자국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종합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2010년대 후반, 스포츠계 문제아로 낙인 찍혔다. 국가 주도의 대규모 도핑 사태가 발각되며 '러시아'라는 타이틀을 달고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 같은 '약물 스캔들'이 터졌고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던 빅토르안(안현수)마저 스캔들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져 국내 팬들 관심이 컸다.
최근 막을 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러시아는 이슈 메이커였다. 현시대 '피겨 여왕'으로 불리던 카밀라 발리예바 또한 도핑 의혹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여자 싱글 은메달리스트 알렉산드라 트루소바는 '손가락 욕설'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통적 스포츠 뿐만 아니라 e스포츠에서도 러시아는 '왕따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게임 제작으로 유명한 게임사 일렉트로닉아츠(EA)는 축구 게임인 FIFA 시리즈, 아이스하키 게임 NHL 시리즈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팀을 삭제한다고 밝혔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