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명당 확진자’ 인구 적은 브루나이 아이슬란드 등만 한국보다 많아…3월 한 달은 최악 견뎌내야
전세계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0만 명을 넘긴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그나마 독일이 19만 9654명(3월 3일 14시 기준)으로 20만 명에 육박한 수준이지만 독일은 2월 14일 오미크론 대유행 정점을 찍고 하락기에 접어들었다. 이로 인해 2월 말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일일 신규 확진자 발생국이었던 독일의 자리를 3월 초 한국이 이어받았다. 독일은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급감 중이고 한국은 급증 중임을 감안하면 차이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10만 명을 넘긴 국가도 독일을 제외하면 베트남뿐이다. 베트남은 15만 1852명을 기록했는데 베트남은 2월 10일 즈음 오미크론 대유행이 시작돼 한창 급증하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곧 독일을 추월해 2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요즘 가장 상황이 좋지 않은 지역은 아시아다. 먼저 오미크론 대유행이 시작된 유럽과 미국 등이 정점을 지나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일본도 정점을 지났고 한국도 거의 정점에 다다르고 있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뒤늦게 오미크론 대유행이 시작됐다. 베트남뿐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도 한창 오미크론 대유행이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역시 9만 6180명으로 10만 명에 육박하는 일일 신규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역시 오미크론 대유행 정점을 지나 하락 중이라 차츰 수치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미크론 정점을 지난 일본은 7만 2569명을 기록하고 있는데 예상보다 하락 속도가 더딘 편이다. 인구가 3억 3481만여 명으로 누적 확진자가 7859만 9235명이나 되는 미국은 오미크론 대유행이 거의 끝났다. 3월 3일 신규 확진자가 5만 4657명으로 오미크론 대유행 정점이던 1월 중순에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80만 명을 넘겼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급감한 수치다. 미국은 서서히 오랜 코로나19의 악몽에서 벗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국가별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각국 인구 수와 비례하는 만큼 큰 의미는 없다.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 당연히 확진자도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 대한민국은 인구가 훨씬 많은 국가들보다도 더 많은 일일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만큼 최악의 상황이다.
국가별 유행 규모는 ‘100만 명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통해 비교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 옥스퍼드대학교 등이 운영하는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3월 2일 기준 가장 유행 규모가 큰 국가는 브루나이로 100만 명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무려 8837.74명이나 된다. 게다가 아직 오미크론 대유행 정점을 지나지 않아 여전히 그래프가 상승 중이다. 아이슬란드가 7943.31명으로 2위로 역시 아직 상승 중이다. 그 뒤를 페로제도(5122.74명)과 라트비아(4613.98명)가 잇고 있는데 이 두 국가는 정점을 지나 하락 중이다.
요즘 가장 무서운 기세로 그래프가 상승하는 곳은 홍콩이다. 홍콩은 100만 명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4132.47명으로 5위에 올랐는데 여전히 급상승 중이다. 이제 오미크론 대유행 초기에 불과해 한동안 엄청난 급등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6~9위는 거의 붙어 있다. 6위는 유럽에서 가장 심각하게 오미크론 대유행을 겪은 덴마크(3376.57명)인데 2월 중순 정점을 지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7위 뉴질랜드(3361.53명), 8위 대한민국(3319.91명), 9위 싱가포르(3275.90명)까지 유행 규모가 거의 비슷하다. 다만 덴마크는 하락기인데 반해 뉴질랜드와 대한민국, 싱가포르는 아직 상승 중이다. 그나마 싱가포르는 거의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지만 뉴질랜드는 홍콩처럼 오미크론 대유행이 시작된 지 얼마 안됐다.
문제는 현재 유행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난 국가들은 대부분 인구 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들 국가들의 3월 2일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브루나이가 3887명, 아이슬란드가 2536명, 페로제도는 275명이다. 라트비아가 1만 574명으로 조금 많은 편이며 급상승 중인 홍콩도 5만 5353명으로 꽤 많은 수준이다.
덴마크, 뉴질랜드, 대한민국, 싱가포르가 비슷한 유행 규모를 보이고 있지만 덴마크는 2만 458명, 뉴질랜드는 2만 3180명, 싱가포르는 1만 9159명인데 반해 대한민국만 20만 명을 넘겼다. 결국 인구 규모가 큰 세계 30여 개국 가운데에는 대한민국이 가장 심각한 상황인 셈이다.
대한민국은 3월 중순 즈음 오미크론 대유행 정점을 지날 것으로 보여 적어도 3월 한 달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요즘 대한민국을 제외하면 가장 심각한 국가는 베트남이다. 베트남의 경우 2월 6일 즈음 오미크론 대유행이 시작됐는데 당시만 해도 100만 명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14.84에 불과했다. 그런데 3월 2일에는 1072.65명으로 거의 10배 가까이 유행 규모가 급증했다. 다만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유행 규모가 30배 이상 급등한 대한민국에 비하면 비교적 관리가 잘 되고 있다.
문제는 베트남 인구가 9895만여 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일일 신규 확진자가 15만 1852명으로 3월 3일 기준 세계 3위다. 한국보다 늦게 오미크론 대유행이 시작됐으며 오미크론 대유행 이전까지 확진자 발생 규모가 적은 편이던 국가에서 오미크론 대유행이 더 심각하고 오래 지속됐음을 감안하면 베트남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 베트남은 지난해 6월까지는 100만 명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명 이하였을 만큼 코로나 확진자 규모가 극도로 낮았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