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범 전 LG화학 사장이 말하는 LG의 인재 전략…다양한 사례와 생생한 뒷이야기 눈길
저자의 친정인 LG그룹은 최근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비주력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미래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그 결과, LG그룹의 상장사 시가총액은 2022년 현재 241조 원으로 4년 만에 두 배가 넘게 뛰어오르며 삼성에 이어 2위로 자리매김했다. 이 과정에서 LG에서 키워낸 인재들의 역할은 두드러졌다. 외부 영입 임원이 늘어나고 있으나 LG의 경영철학인 고객가치와 인간존중, 정도경영을 내재한 인재를 키워내고 평가하는 시스템은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LG에 소속된 인재들을 일등 LG를 만드는 사업가로 육성하는 것이다.
저자인 이웅범 대표는 LG이노텍과 LG화학 두 기업이 본격적으로 사업 역량을 끌어올리던 시기에 연이어 각각 CEO와 사장을 맡아 오늘의 기틀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LG이노텍에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부사장 및 대표이사, 2016년까지 사장을 지냈다. LG화학에서는 2018년까지 사장을 지냈다. LG그룹 제조 분야에서 주로 활약한 셈이다.
그는 LG이노텍에서 2013년 당시 아이폰의 카메라모듈 수주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샤프를 따돌리고 단독 수주를 따냈다. 이어 수주 물량이 단숨에 두 배로 늘어난 긴급한 상황에도 생산 부지와 일손을 확보하고 차질 없이 제품을 공급해 애플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었다. LG화학에서는 2017년에 설비 투자금액 2조 7000억 원 중 3분의 1을 2차전지에 쏟아 부으며 중국·유럽·미국 전지공장의 생산능력 확대와 제품 개발에 주력했고, 지금 세계 최대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웅범 대표는 이력은 특별하다. 비주류 부서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해 임원에 올라 CEO까지 지냈기 때문이다. 'LG가 사장을 만드는 법'에는 그의 성공 비결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제시한다. 위기상황과 그 대처방안, 효율을 최적화하는 운영의 노하우, 리더십, 허를 찌르는 전략과 믿을 수 없는 성과를 오롯이 담겼다. 또 LG의 혁신 사례를 비롯해 LG의 인재 채용과 육성 방식을 소개했다. 특히 LG의 CEO 후보군 관리 정책과 평가 내용은 이 책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구체적으로 책의 1·2·3장에는 저자가 애플로부터의 수주 막전막후 등 LG이노텍 CEO와 LG화학 사장이 되기까지 겪은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4장에는 LG의 인재 채용과 육성 방식 그리고 사업가 후보군 관리 정책과 평가 기준을 실었다. LG가 어떤 사람을 뽑는지, LG가 내부에서 사업가를 발탁하고 키워내는 방식이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그 기준에 부합해 임원이 되고 CEO가 되는지, LG가 원하는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이란 무엇인지 궁금한 독자들에게 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집필 동기에 대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사업 환경의 변화에 하루가 멀다고 찾아오는 위기와 이에 대처했던 전략으로부터 독자들이 인생에 적용할 수 있는 혁신의 힌트를 발견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고 말했다.
임홍규 기자 bent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