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반사이익 기대…군부 연관성 때문에 국제 사회 비판은 여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정부와 가스전 사업 생산물분배계약을 맺었다. 생산물분배계약이란 탐사 성공 시 생산되는 원유와 가스를 투자비용만큼 우선 회수하고, 잔여분을 지분율에 따라 나눠 가지는 방식의 계약이다.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투자 집행이 늦어지면서 투자비용이 줄었고, 이에 따라 회수 비율도 낮아졌다. 미얀마 가스전 사업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배경이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최근 미얀마 투자를 정상적으로 집행하면서 회수 비율도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한 것도 호재로 거론된다. 이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안전자산 등이 부각될 수 있겠지만 원자재주도 일정부분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유가 상승이 판매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올해 분기를 거듭할수록 미얀마 가스전에서 실적 개선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미얀마국영석유회사(MOGE)가 15%의 지분을 갖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MOGE는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프랑스 토탈과 미국 셰브론은 이미 MOGE와의 합작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관련기사 글로벌 기업들은 ‘손절’ 중인데…미얀마 시위에 난감한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실적을 위해서라도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외부의 따가운 시선은 부담이다.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은 지난 1월 “MOGE가 거둬들이는 수익은 쿠데타 세력의 핵심 자금줄이 돼 이들의 부정부패를 공고히 하고,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하는 무기 자금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군부 세력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고통 속에 지내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을 위한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말레이시아 해상광구 탐사를 시작하고, 호주 세넥스에너지를 인수하는 등 미얀마에 국한됐던 에너지 사업을 세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군부 쿠데타 이전부터 이뤄졌던 사업”이라며 “계약 관계에 따라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쉽게 계약을 파기하고 빠져나오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