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튕겼다고? 이제 준비 됐어요”
▲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록그룹 부활과 함께 출연해 ‘비밀’을 열창하는 박완규. 사진제공=KBS |
#컴백 그리고 김태원
“이번 ‘사랑이 아프다’는 ‘천년의 사랑’과 비슷한 느낌의 곡이에요. 저는 한이 있는 곡보다 강렬한 세레나데를 좋아하는 편인데 ‘사랑하기 전까지’가 딱 그런 곡이죠. 제가 직접 가사를 쓰진 않았지만 가사에 제 마음을 담아 설레는 마음으로 불렀어요. 등졌던 세상을 만나 지켜주고 싶은 팬들이 생기고 김태원이라는 사람을 만나 무거운 사랑을 느끼게 됐다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박완규에게 김태원은 ‘영원한 스승’이자 ‘생명의 은인’이다. 김태원은 가수 박완규에게 생기를 불어넣은 사람이기 때문. 올해 초 부활 멤버들과 다시 함께한 Collaboration Project ‘비밀’이 화제가 된 후 <위대한 탄생> ‘남자의 자격’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들의 머릿속에 ‘박완규’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다.
“‘비밀’ 전까진 저를 찾는 방송이 없었어요. ‘비밀’이란 곡을 제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면 더 많은 인기를 얻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태원이 형이 ‘아름답고 싶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정말 음악을 순수하게 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며 함께 노래하자고 했어요. 이번 앨범 녹음작업에도 아름다운 일이 일어났죠. 우연찮게도 태원이 형과 같은 날에 같은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하게 된 거예요. 사장님이 태원이 형한테 제 곡을 평가해달라고 부탁했는데 형이 부담스럽다고 거절하다가 결국엔 제 음반 모니터링을 해주셨어요. 정말 의미 있었던 ‘우연’이었던 것 같아요”
성대결절로 가수 생명에 위기가 온 적도 있다. 활동을 쉬는 동안 소속사 계약문제, 경제적 문제, 가정불화 등으로 목에 이상이 생겼지만 치료받지 않았던 것. 성대 상태는 상상 이상으로 심각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노래를 부를 수 없는 지경까지 갔다고 한다.
“처음 병원에 가서 제 목 상태를 본 의사가 아무 말도 못하더라고요. 성대결절 수술시기가 이미 지난 상태라 할 수 있는 치료법이 더 이상 노래를 할 수 없게 되는 수술을 하거나 아니면 염증 치료약을 줄 수밖에 없다고 하셨어요. 저는 사실 예상하고 갔었어요. 열여덟 살 때 산으로 들어가 연습하다가 토혈을 하고 기절한 적도 있거든요. 그때부터 제 목은 정상이 아니었어요. 이런 것 때문에 성악도 배우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 같아요.”
박완규의 이런 노력들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망설임 없이 ‘김태원의 사랑’이라고 말한다. 자신을 어둠(?)속에서 꺼내준 김태원에 대한 보답, 그리고 음악에 대한 애착이 지금의 그를 있게 했다.
▲ 작은 사진은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에서 멘토 역할을 맡은 김태원 임혜영 박완규(왼쪽부터). 사진제공=KBS |
최근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는 화제의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에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다. <위대한 탄생>에서 강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독설 박완규’ 대신 선글라스를 벗고 ‘순둥이 박완규’라는 새로운 별명도 얻었다. 인생의 무게와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담고 있는 ‘청춘합창단’을 통해 그는 인생을 배우고 있다.
“‘청춘 합창단’ 오디션 가운데 방송 분량은 정말 빙산에 일각에 불과해요. 촬영이 중단됐던 적도 많았어요. 멤버뿐만 아니라 스태프 분들까지 너무 많이 울어 촬영을 진행하기 힘들 정도였으니까요. (이)경규 형이 분위기 전환하려고 노력 많이 하셨는데, 통제가 안 됐어요. 아버님 어머님들 노래하시고 나서는 질문도 못 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청춘합창단’에서 선글라스를 벗은 박완규의 모습이 화제가 됐다. 강한 이미지의 박완규의 모습과는 달리 예상치 못한 순한(?) 모습에 네티즌들의 관심은 더욱 집중됐다. 그러나 정작 박완규 자신한테는 그 ‘선글라스’가 중요하지 않다.
“저는 연예인이라고 과대 포장되는 것을 굉장히 경계하는 사람이에요. 선글라스 따위가 자존심일 수는 없어요. 제가 선글라스를 꼈던 이유는 데뷔했을 때 무대에서 객석을 바라보기가 두려웠어요. 너무 긴장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게 왜 ‘자존심’으로 불리게 됐는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그냥 습관처럼 쓴 아이템일 뿐이거든요. 어르신들이 저를 바라보실 때마다 기분이 묘해요. 저도 정말 맑아지는 기분이 들거든요. 체력적으로 힘들 텐데 그 힘을 끌어내셔서 땀을 흘리시는 이런 열정이 바로 ‘진정성’이라 생각해요. 지난주 연습에는 처음으로 제대로 완성된 하모니가 나왔어요. 이렇게 노력한 만큼 앞으로 있을 예선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습니다.”
#‘나가수’에 선다면
올해 박완규는 바쁜 음악활동을 할 예정이다. 올해만 10월과 12월에 두 장의 싱글앨범을 준비 중이다. 특히 오는 10월에 발표할 곡은 그의 스승 김태원이 작곡한 곡으로 ‘네버엔딩스토리’를 능가할 만한 곡이라고 한다. 각종 방송활동을 통해 대중들과 친숙해진 그가 이제는 음악과 무대로 대중들에게 보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 저는 <나는 가수다> 무대에 대해 긍정적으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요. 저는 그동안 선배님들이 만들어 놓은 록이라는 큰 수레에 무임승차한 격이었어요. 이제 제가 형님들처럼 후배들을 위해 일조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가수다>로부터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거절했지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무대에 설 의향이 있습니다.”
최정아 기자 cja8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