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도 명의변경 대출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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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직원들이 제기한 다양한 의혹들 가운데 눈길을 끄는 사안은 심형래가 재산을 도피시켜 놓았을 가능성이다. 영화 <라스트갓파더> 제작 당시 설립한 미국 법인에 숨겨진 회사 자금이 있을 가능성부터 심형래가 가족들 명의로 재산을 도피시켰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한 퇴직 직원은 “심형래가 직원들 몰래 차량 등 회사 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이혼했다는 말을 했다”면서 위장 이혼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이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까닭은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심형래는 영구아트를 이끌며 다양한 소송에 휘말렸는데 그 시작은 1999년 12월 씨케이디창업투자(CKD)로부터 22억 원의 위약금 청구소송을 당한 것이다. 당시 서울지방법원은 CKD가 낸 심형래의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다. 또한 해당 부동산은 2001년 4월에도 수원시로부터 10억 원의 가압류가 들어왔다. 당시 심형래의 부동산은 압구정동 소재의 신혼집이었다. 그런데 심형래는 법원의 가압류 결정 직전에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이전청구권 등기를 했고 이듬해 8월 매매했다. 그렇지만 법원은 이를 사해행위(채무를 갚지 않기 위해 채무자가 그 소유재산을 제3자에게 허위로 이전하거나 제3자와 채권·채무가 있는 것처럼 허위 계약 등을 하는 행위)로 봤다. 이에 따라 법원은 CKD와 수원시의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매매와 증여 등 일체의 처분행위를 금지했다. 추후에 상황이 개선되면서 2004년 가처분등기는 말소됐다.
확인 결과 신혼집을 구입한 이는 심형래의 처가 쪽 관계자였고 심형래는 소유권을 이전한 뒤에도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여러 차례 대출을 받았다. 이젠 심형래의 명의가 아닌 부동산이지만 실질적으론 그의 재산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셈이다.
현재 거주 중인 도곡동 소재의 주상복합건물에서도 이상 징후가 엿보였다. 지난 2003년 매매예약을 통해 지분이전청구권가등기를 했다가 2004년 해제한 바 있다. 그런데 당시 권리자로 등기됐던 인물은 바로 심형래의 친형이다.
한 퇴직 직원은 “심형래 씨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현재 상황을 밝히길 바라지만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부디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재산을 도피시키거나 하는 행위를 하느라 묵묵부답인 것은 아니길 바란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