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역 한국계 미국인 배우, 한국 거주하던 1년 동안 할머니 불법촬영해 성적 품평까지
25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진 진하의 텀블러(이용자들의 관심사에 맞춰 사진 등을 올릴 수 있는 블로그형 SNS)에는 '한국의 만개한 꽃'(Korean Flowers in Bloom)이라는 카테고리가 현재도 공개 중으로 확인됐다. 2010~2011년 한국에 거주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들을 게재했다는 진하는 꽃무늬를 자주 입는 한국 노년 여성들을 자신의 피사체로 삼아 사진을 찍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대로 이 카테고리에는 꽃무늬 옷을 입은 한국 노년 여성들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 주로 지하철이나 버스 정류장 등에서 촬영된 사진들은 당사자의 동의를 전혀 얻지 않고 촬영 및 게재된 것으로 확인된다. 촬영된 당사자들은 물론, 진하와 같은 공간에 있는 다른 사람들 역시 얼굴이 전혀 가려지지 않은 채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다.
진하는 노년 여성들의 옷차림과 그들의 외모를 품평하는 글을 코멘트로 적기도 했다. 학생들이 주로 매는 백팩을 착용한 노년 여성을 촬영한 사진에는 "섹시함과 스쿨룩을 겸비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 모델(노년 여성)은 섹시한 대체룩을 높은 점수로 소화해 냈다"고 평가했다. 레이스가 달린 흰 상의를 입은 노년 여성 사진에는 "섹시한 레이스 캐미솔이 보이나요?"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스스로가 상대의 의사에 반한 '도촬'을 하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 코멘트도 있었다. 카메라를 흘겨보는 여성을 찍은 사진에 진하는 "이 모델한테 거의 들킬 뻔 했는데 그럼에도 위험을 무릅쓸 가치가 있는 촬영이었다"고 적었다.
성희롱에 가까운 코멘트도 문제가 됐다. 오른쪽 가슴 부위에 꽃무늬가 그려진 셔츠를 입은 노년 여성에게 진하는 "이 여성의 오른쪽 젖꼭지를 정면으로 바라볼 핑계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누워있는 중년 여성의 사진에는 "도발적인 모델과 일하며 욕정을 억제하기 힘들다는 걸 알았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 같은 사진들은 2010년 7월부터 2011년 9월까지 1년 2개월 동안 촬영됐다. 사진은 모두 96장에 달했으며 무려 10년 이상 온라인 상에서 공개 상태로 유지돼 온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 논란이 일자 25일 오후 기준으로 진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링크돼 있던 문제의 텀블러 주소를 삭제했다. 그러나 텀블러에는 여전히 그의 블로그가 남아있어 '면피용' 대처라는 지적이 인다. 공식 입장 역시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진하가 출연하는 애플TV+오리지널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선공개를 통해 로튼 토마토 지수 100%를 달성하며 화제를 모았으며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등의 호흡으로 국내외 평단과 배우 팬덤의 큰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불거진 주연 배우 진하의 논란이 어떻게 진화될 것이지에 또 다른 관심이 모인다. 불법촬영은 국내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홈페이지 주소 삭제라는 인스턴트 면피보다는 신속하고 구체적인 입장 발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