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피해자 얼굴 인쇄된 종이로 모자 제작해 착용
소주병을 투척한 40대 남성 A 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임하기 위해 26일 오전 10시 38분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등장했다.
A 씨의 복장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머리에 인혁당 사건 피해자 8인의 얼굴이 담긴 종이를 엮어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는 인혁당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며 법정으로 들어갔다.
최초 경찰이 그에게 모자를 벗을 것을 주문했으나 듣지 않았다. 하지만 법원 관계자가 "법정 안에서 머리에 쓴 것을 벗으라"고 요구하자 응했다. 심문에서도 인혁당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지난 24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소주병이 깨지며 파편이 튀었지만 부상자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A 씨는 최초 체포 직후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 파편에 대한 보복 때문에 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인혁당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 희생자 추모기관인 4·9통일평화재단에서도 A 씨가 사건과 무관하다고 발표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