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동거인 살해 후 시신 훼손·유기한 60대 남성…징역 35년 확정

잦은 불화에 “시끄럽다”며 사실혼 관계인 동거인 살해…범행 숨기려 시신 훼손 및 유기

[일요신문] 60대 남성이 15년 동안 함께 산 동거인을 살해하고 그의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징역 35년형을 확정 받았다.

15년을 함께 산 동거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이 징역 35년을 확정 받았다. 사진=임준선 기자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9일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20년 11월 경남 양산시에 위치한 집에서 사실혼 관계인 B 씨와 다툼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B 씨를 흉기로 살해했고, 시신을 훼손해 인근 공터와 배수로 등에 유기한 혐의를 받았다.

수사 결과 A 씨는 도박 빚과 음주, 외박 등 문제로 B 씨와 불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범행 당시에도 술을 마셨고, B 씨는 오전이나 돼서야 집에 돌아온 A 씨를 타박했다. A 씨는 “시끄럽다”며 B 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살인 후 범행을 숨기기 위해 이틀에 걸쳐 시신을 훼손했다. 또 유기한 시신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불을 붙인 것으로도 조사됐다.

그러나 소방당국과 경찰이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시신 일부를 발견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1심 재판부는 잔소리한다는 이유로 15년간 같이 생활한 B 씨를 잔인하게 살해하고도 범행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A 씨가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다른 중대 범죄 양형과 비교했을 때 유기징역형 범주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징역 35년으로 형량을 낮췄다.

대법원은 2심의 판단에 법리 오해 등 문제가 없다고 보고 처벌을 그대로 확정했다.

박찬웅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