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애 거부 뒤 공개저격 당하자 “19금 영상 폭로” 협박…‘제아’ 완전체 활동 바라는 팬들 ‘부글부글’
이번 이슈의 주인공은 보이그룹 ‘제국의 아이들’(제아) 리더 문준영(33)과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 BJ 하루다. 문준영은 1월부터 하루에게 애정 공세를 보이며 집착하듯이 접근했다가 거절당하자 그에게 폭언을 쏟아냈고, 하루는 이런 상황을 지난 3월 21일 자신의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해당 방송에서는 문준영의 이름이나 그룹명이 언급되지 않았으나 이전 아프리카TV 생방송 중에 문준영을 본 적이 있었던 시청자 등을 통해 그 이름이 알려졌다.
하루에 따르면 문준영은 1월 중순부터 인스타그램 DM(쪽지)을 통해 자신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하루를 캐스팅하고 싶다고 밝혔다. 수차례 이어진 제안에도 하루가 거절하고 답장을 하지 않자 문준영은 “사실 제가 팬심이 있다. 이 세상 누구보다도 많이 아껴드리고 사랑해드릴 자신이 있다. 기회를 달라”고 구애를 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도 답장을 하지 않자 문준영이 하루의 방송에 시청자로 들어와 별풍선(현금처럼 쓸 수 있는 인터넷 방송용 BJ 후원 아이템)을 쏘기 시작했다는 게 하루의 주장이다.
방송에서 하루는 “처음에는 그분(문준영)인지 심증은 있었지만 물증은 없는 상황이었는데 자신의 닉네임을 아이돌 그룹 이름의 줄임말(제아)로 바꿔서 알았다”며 “누구인지 알고 나서 별풍선을 후원 받는 게 불편했기 때문에 수수료를 제외하고 환불해주겠다고 먼저 연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연락을 받은 직후부터 문준영이 “자존심이 상한다”며 폭언을 쏟아냈다는 게 하루가 밝힌 내용이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서 BJ와 열혈 팬 사이에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해프닝일 수 있다. 그러나 이후 문준영 측의 맞대응이 문제가 되면서 연예계 이슈로 급부상했다.
3월 26일 문준영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하루를 겨냥하며 “19금 영상이 공개되면 파장이 크신가봐요? 무슨 해프닝이 있었는지 다 공개하겠습니다”라며 “하루 동안 몇 백만 원, 몇 천만 원 쓰는 팬들에게 공개한다는, 열혈 팬들에게만 해당되는 선물인 1 대 1 톡으로 받는 사진들은 과연 뭘까요? 왜 19금 영상이라고 하는 걸까요? 구독자 10만 넘어가면 공개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하루가 특정 팬들에게만 선정적인 영상을 넘긴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다 해당 영상을 공개하겠다는 협박까지 가하는 등 단순히 ‘실패한 구애’로만 볼 수 없는 행동을 보인 셈이다.
서초동 소재 로펌 소속의 한 변호사는 “폭로전이 벌어진 상황에서 상대방의 치부로 볼 수 있는 것을 공개하겠다며 공공연히 밝혀 상대의 명예를 훼손하고 추가 폭로를 막으려는 목적을 달성하려 하는 것도 협박죄로 판단할 수 있다”며 “실제 영상 공개를 실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로 인해 상대가 상당한 공포심을 느꼈거나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협박죄 성립 요건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더욱이 문준영이 주장한 ‘19금 영상’의 실체 자체가 없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그의 협박이 자기 방어의 취지를 한참 넘어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루는 “방송에서 공개하지 못할 영상이나 사진을 뒤에서 유포하지 않는다”라며 문준영이 주장하는 ‘19금 영상’이란 것은 이미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다고 일축했다. 단순히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을 ‘실제 VIP 팬에게만 주는 성인 영상’인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게 하루 측의 입장이다.
하루의 방송으로 자신의 행위가 공개돼 명예훼손 피해를 입었다는 문준영의 주장도 어폐가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한 인터넷 방송 이용자는 “문준영이 문제를 일으켰던 하루의 생방송에 참여했던 사람”이라고 밝히며 “(문준영이) 두 번째로 방송에 참여한 날 자신의 닉네임을 ‘제아’로 바꿨고 이후에도 하루에게 자신의 닉네임을 ‘ZE:A’(제국의 아이들의 영문명)로 써달라고 졸라서 시청자들은 다 눈치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에 방송을 통해 해당 인물이 문준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인터넷 방송 커뮤니티에서도 당시 문준영의 행동이 언급돼 왔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을 하루의 탓으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협박성 발언이 계속되자 하루는 3월 27일 두 번째 방송을 올려 “문준영과 통화한 녹취록을 가지고 있다. 부끄러움을 느낀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말고 글을 다 내려라. 정말 문제가 된다면 녹취록을 공개할 것이고 창피해서 연예계 생활을 못 하게 될 것이니 제발 그만해 달라”고 말했다. 같은 날 문준영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저를 지금까지 좋게 봐주셨던 모든 분들 저 때문에 힘들었던 것 다 안다. 저는 이제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까 그냥 가라, 동정도 하지 마시고”라는 글을 올렸다. ‘제국의 아이들’ 이름이 들어간 SNS(소셜미디어)를 모두 삭제 및 변경하겠다며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문준영이 리더로 있는 제국의 아이들은 2010년 스타제국 소속으로 데뷔한 9인조 보이그룹으로 현재 배우로서 사랑 받고 있는 임시완, 박형식, 김동준과 방송인으로 두각을 드러낸 황광희 등이 속해 있다. 2016년 말 소속사 전속계약이 만료되며 멤버들은 뿔뿔이 흩어졌으나 공식적으로 해체한 그룹이 아니기 때문에 팬들은 오랫동안 ‘완전체 활동’을 기대해 왔었다. 심지어 문준영은 올해 1월 데뷔 12주년 기념으로 9명 멤버 전원과 함께하는 영상 통화 형식의 콘텐츠를 제작해 공개하기도 했다.
멤버들 역시 활동 당시는 물론이고 그 이후로도 별다른 불화설이 불거지지 않을 정도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팬들의 기대에 보답해 왔다. 이런 가운데 유독 리더인 문준영에게서만 불거져 나오는 논란이 결국 그룹 전체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문준영은 3월 6일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의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바 있으며, 2018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면허 정지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두 차례의 음주운전과 BJ에 대한 협박 사건까지 더해지면서도 ‘제국의 아이들’ 이름표를 유지해 왔던 그가 멤버들을 위해 자중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