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간접 지배 불구 규제 방법 없어…신세계푸드 “사업 확대에 따라 규모 증가”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1조 322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7.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311억 원으로 전년 95억 원 대비 225% 급증했다.
실적이 증가한 데는 내부거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푸드가 지난해 계열사의 일감을 받아 올린 매출액은 5020억 원으로 전년 4291억 원 대비 16.9%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9% 수준이다.
이는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0년 말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 일가가 지분 20%를 보유한 기업과 그 기업이 지분을 50% 이상 가진 자회사 중 △계열사 매출 200억 원 이상 △전체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 12% 이상 △정상가격과 거래조건 사이에 7% 이상 차이 조건에서 하나라도 해당하면 규제 대상이 된다.
그러나 신세계푸드는 지분율면에서 공정거래법을 저촉하지 않아 공정위의 감시망을 피했다. 이마트에 정용진 부회장과 이명희 회장 지분은 각각 18.56%, 10%다. 이마트는 신세계푸드의 최대주주로 46.8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총수 일가 지분 20%, 그 기업이 지분 50% 이상 가진 자회사'라는 조건에 신세계푸드는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신세계푸드의 지분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문을 제기할 만하다. 신세계푸드의 2대주주는 지분 8.6%를 가진 조선호텔앤리조트인데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사실상 이마트의 100% 자회사라 할 수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최대주주는 이마트로 99.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감안하면 실제 이마트가 신세계푸드에 미치는 영향력은 50%를 웃돈다. 하지만 공정위 관계자는 “현행법상 이 같은 방식으로 간접 지배하는 회사의 경우 규제 대상에 포함시킬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의 지배 아래 있다. 내부거래로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는 신세계푸드의 지분가치 상승은 최대주주 이마트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이마트의 최대주주 정용진 부회장의 이익과 연결된다. 신세계푸드의 내부거래 증가는 그룹 계열사가 정용진 부회장을 밀어주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과 무관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급식 외 간편식 등 다른 사업 부분에서 계열사와 거래가 늘면서 비록 내부거래 액수가 증가했지만 그룹 밖의 다른 회사와도 거래를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