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미신고 및 돈 빌린 뒤 연락 끊겨…경찰, 견주 사기 혐의로 입건
반려견 '경태'와 '태희'의 견주 택배기사 김 씨는 2020년 12월 반려견 경태와 함께 택배일을 다니며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유기견 태희를 입양하는 모습을 공개한 후에는 ‘경태희아부지’로 불리며 22만 명의 구독자를 얻었다. 김 씨의 택배회사에서는 경태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논란은 김 씨가 반려견들의 심장병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김 씨는 “허가 받지 않은 1000만 원 이상의 개인 후원금은 돌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공지했지만 실제 돈을 돌려받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 씨는 신고없이 2000여만 원의 후원금을 모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의 SNS 계정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값지 않았다는 의혹도 있다. 논란이 되자 김 씨는 3월 31일 자신이 운영하던 SNS 계정을 닫고 잠적했다. 이에 김 씨가 기부 등을 통해 후원금과 돈을 빌린 후 갚지 않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일부 보도를 통해서는 그가 3월까지 반려견들의 치료비로 지출한 것은 277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한편, 김 씨의 여동생으로 알려졌던 이는 사실 그의 여자친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김 씨가 후원자에게 욕설을 한 사실도 공개됐다. 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 씨가 한 후원자와 대화한 메시지 내용이 올라왔다. 메시지 내용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일 ‘언제 입금할 것이냐’, ‘무슨 생각인지 모르지만 돈이나 갚으라’는 한 후원자에 말에 “모르겠고 고소하세요. XXX아. 연락하지 말고”라고 답했다. 이어 “난 네가 기한을 준 것도 없고, 내가 얘기한 8개월 안에만 돈을 갚으면 된다. 피곤하고 짜증나는 연락, 다시는 하지 마, 미친 X아”라고 욕설을 보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4일 김 씨를 사기·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했다. 경찰은 추후 조사를 통해 정확한 피해 금액과 피해자 수를 특정한다는 계획이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