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캠프 소속 알려져 논란 “박 씨와 10대 때 국제마피아파 잠깐 활동…정치공작 주장 사실 아냐”
특수 협박과 마약 투약 등 혐의로 교도소 수감 중이던 박철민 씨는 지난해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한 달여간 형 집행정지를 받았다. A 씨 전화를 사용했던 시기다. 그 후 박 씨는 지난해 9월 29일 징역 4년 6월을 선고받고 수원구치소에 재입소했다.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공갈)과 상해, 폭행, 마약류 관리법 위반, 재물손괴, 특수 폭행, 업무 방해, 변호사법 위반 등 총 8개의 혐의가 적용됐다. 박 씨는 이 휴대전화를 구치소로 들고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박 씨에게 휴대전화를 제공한 A 씨는 2월 14일 국민의힘 선대본의 한 지역 청년본부장으로 임명돼, 윤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물이다. 지역 시민단체 대표로도 알려져 있다. 3월 1일 A 씨는 시민단체 대표 자격으로 “자랑스러운 저의 고향 성남시가 온갖 비리에 온상이 되어 범죄의 도시처럼 보이는 것은 고위공직자, 공무원들의 불법과 편법이 만연하기 때문”이라면서 “국민적 염원에 앞장서는 국민의힘 대통령 윤석열 후보를 적극 지지하고 응원한다”라고 선언했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A 씨는 과거 국제마피아파 출신으로 나타났다. 2005년 12월 국제마피아파에 가입한 박 씨와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왔다고 한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박 씨 관련 법정 판결문에도 A 씨 이름은 여러 차례 등장한다(관련기사 [단독] 판결문 20건 통해 본 ‘이재명 20억 상납 주장 조폭’ 박철민 행적). 집단흉기상해, 특수 폭행 등 국제마피아파 범죄에 A 씨가 직접 가담하기도 했다.
A 씨는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박 씨와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다. 고등학교 다닐 때 동네에서 같이 어울려 다니면서 국제마피아파 활동을 잠깐 했던 건 맞다”고 했다. 다만 A 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80명 정도 단체로 처벌 받은 적이 있는데, 구치소에 6개월 있다가 집행유예를 받고 나왔다. 이후에 국제마피아파 활동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박 씨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박 씨 편지를 공개하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박 씨에게 20억 원 상당의 불법 자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박 씨가 이재명 전 대선 후보를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이 전 후보에 관한 허위사실을 공표했고 공공연하게 거짓 사실을 드러내 이 후보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박 씨를 고발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3월 29일 박 씨가 수감된 수원구치소와 A 씨 자택 PC를 포렌식하고 차량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박 씨와 A 씨가 주고받은 서신과 A 씨의 옛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하지만 박 씨가 지난해 구속집행정지 당시 사용했던 휴대전화는 찾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구속집행정지 중에 썼던 휴대전화에 어떤 내용이 있을 거라 보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하려 했지만 아직까지 안 됐다”며 “A 씨가 임의로 제출한 휴대전화는 집에 있던 A 씨 옛날 휴대전화다. 박 씨가 썼던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박 씨가 수원구치소로 재입소할 때 들고 간 휴대전화는 박 씨 변호를 맡았던 장영하 변호사가 지난해 12월 수원구치소로부터 받아갔다고 한다. 장 변호사는 자체적으로 포렌식을 끝낸 후 이 휴대전화를 주인인 A 씨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장 변호사는 4월 13일 통화에서 “이 휴대전화는 A 씨 친누나 남자친구인 이 아무개 씨 명의”라며 “구치소에 보관된 걸 제가 받아서 포렌식을 했고, 이후에 A 씨에게 돌려줬다”고 전했다.
A 씨는 이 휴대전화에 대한 행방을 모른다는 입장이다. A 씨는 “친누나 남자친구가 인증을 받으려고 만들어 놨던 선불폰이어서 박 씨에게 충전해서 사용할 만큼 사용하다 들어가기 전에 주고 들어가라 그랬다. 그런데 그때 박 씨가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입원했는데, 병원에서 집행정지가 끝나는 바람에 바로 구치소로 들고 들어갔다”며 “이후에 장 변호사한테 받았는데 집에도 없고 사무실에도 없어서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A 씨는 민주당의 정치 공작 주장에 선을 그었다. A 씨는 통화에서 “제가 중앙당에 아는 사람도 없고, 당협에서만 활동했다. 박 씨와는 이재명 후보 관련해서 얘기한 적도 없다”고 했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