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억 대 소송 그 이상의 아수라장…‘가족 갈등’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커져 버린 사건
박수홍과 형 박진홍 메디아붐엔터테인먼트 대표, 형수 A 씨는 지난해 4월부터 116억 원 상당의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30년 가까이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맡아온 박 대표가 출연료 등 약 100억 원 상당을 착복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3월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박수홍이 형 부부로부터 제대로 정산을 받지 못하고 있고, 형 부부와 그 자녀들은 박수홍의 재산을 빼돌려 호의호식하고 있다는 폭로글이 연이어 올라오며 대중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수홍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에스 노종언 변호사는 당시 소송 이유에 대해 "박수홍은 일체의 피해 보상 없이 양측의 재산을 7대 3으로 나누고, 함께 기부와 사회 봉사를 하는 내용의 최종 합의서를 박 대표에게 전달했으나 박 대표 측이 합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박 대표 측은 소송의 배경에 박수홍의 여자친구(현 부인)가 있으며, 결혼을 반대하는 자신 및 어머니와 갈등을 빚던 박수홍이 결국 지난 2020년 6월부터 완전히 가족과 갈라선 것이 핵심이라며 '횡령'이 아닌 '가족 간 문제'임을 주장하기도 했다.
약 1년 간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박 대표 부부가 박수홍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그의 생명보험을 가입한 뒤 보험금 수령인을 자신들로 지정해 놓은 사실이 알려지며 다시 한 번 이 사건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5일 연예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는 "박수홍의 명의로 보험 8개가 가입돼 있으며 보험금 수혜자는 박수홍 형과 형수, 조카들로 설계돼 있다"고 폭로했다. 이는 박수홍의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에 의해서도 확인된 사실이며, 해당 보험은 질병 사망 5억 1000만 원, 상해 사망 6억 1000만 원이 보장금액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시 질병과 상해가 양립할 수 없는 관계로 이 경우 최대로 수령할 수 있는 사망보험금은 6억 1000만 원이 된다.
박수홍 앞으로 가입된 8개 보험 가운데 6개는 보험 수익자가 법적 상속인이며 2개는 법인으로 설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의 경우 하나는 박수홍과 박 대표가 지분을 5:5로 나눠 가진 곳이고 다른 한 곳은 박 대표와 그의 직계 가족들이 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100% 지분을 가진 곳이다. 박수홍이 사망할 경우 형 부부와 조카들이 보험금을 수령하는 구조인 셈이다.
앞서 박수홍과 박 대표 간 법적 분쟁이 발생하게 된 계기는 박 대표 부부에게 전체 회계관리 권리가 주어지면서였다. 박수홍은 형 박 대표에게 개인 OTP, 신분증, 인감은 물론 법인 통장과 개인 통장까지 맡겨 왔기 때문에 세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 상황에서 거액이 누락 및 횡령된 것을 뒤늦게 알아챘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가운데 보험 가입과 보험 수익자 지정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그간 잠잠했던 박 대표 부부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표 부부는 지난해 유튜브와 SNS를 통해 유포돼 온 박수홍 관련 허위사실과도 연관돼 있어 또 다른 충격을 주고 있다. 형제 간 법정 다툼이 알려지면서 박수홍의 고양이 '다홍이' 유튜브 채널에는 박수홍에 대한 악플이 지속적으로 게시돼 왔다. 2019년 낚시터에서 박수홍이 '냥줍'한 고양이 다홍이가 귀여운 외모와 일반 고양이답지 않은 순한 성미로 인기를 끌면서 유튜브 단독 채널까지 열게 되자 일부 네티즌들은 "박수홍이 펫숍에서 고양이를 구입한 뒤 돈을 벌기 위해 유튜브를 개설한 것" "다홍이의 '냥줍 스토리'도 거짓말로 지어낸 게 맞다"며 악플을 달고 박수홍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형과의 소송전을 두고도 "박수홍이 형의 상가 임대료까지 착복했으면서도 형을 쓰레기로 만들었다"며 형을 옹호하고 박수홍과 그의 아내를 비난하는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박수홍 측은 지난해 8월 해당 루머를 적극적으로 유포한 극우 성향 유튜버 김용호와 일부 악플러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그런데 피소된 악플러 가운데 한 명이 박수홍 형수 A 씨의 절친으로 확인되면서 박 대표 부부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악플러는 박수홍의 형수까지 참고인으로 소환된 경찰 조사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악플이 허위사실임이 인정됐음에도 불송치 결정이 내려진 것은 해당 악플러가 형수로부터 내용을 전해 들었고, 그것을 진실이라고 생각한 상태에서 유포한 점이 참작된 탓이다. 현행법상 허위사실을 유포하더라도 그 당시 이를 진실로 믿을 만한 사유가 있어 허위라는 인식이 없었다면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특히 언론처럼 사실에 대한 교차검증이 어려운 일반인들은 이런 점을 무기로 빠져나가는 일이 잦아 법의 맹점이라는 지적이 일어온 바 있다.
이에 대해 노종언 변호사는 "악플 최초 작성자에 대해 불송치 결정이 내려진 것에 대해 박수홍도 몹시 안타까워했다. 대외 활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수사 진행 상황에 마음이 좋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마음을 추스르고 재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