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4월 낙폭 코로나19 쇼크보다 커…악재 해결 때까지 주식 비중 줄여야
4월 들어 미국 나스닥은 12% 넘게 하락했다. 코로나19 쇼크가 강타했던 2020년 3월의 10.12%(종가기준)보다도 낙폭이 크다. 연초 대비 낙폭도 20%가 넘는다. 인플레이션, 전쟁, 긴축, 중국 등 매달 하나씩 추가되는 악재에 코로나19에도 버텼던 기술주들이 추락하면서다. 나스닥 반등 기대로 최근 한 달(3월 23일~4월 22일) 3배짜리 레버리지 ETF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에게는 ‘날벼락’이다. 지수가 오를 때는 수익이 상승폭의 3배로 커지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도 그만큼 커진다.
홍콩 H지수에 연동된 ELS에 투자한 이들도 조마조마한 심정이다. 3월 말 기준 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 ELS의 미상환 잔액은 19조 7403억 원이다. 2020년 이후 발행된 상품은 지수가 6000선 이상이면 원금 손실 위험이 거의 없도록 설계됐다. 만기 시점에 6000 밑으로 떨어지면 2조 원 규모가 넘는 ELS에서 손실이 발생한다. 5500선 밑으로 가면 추가로 3조 5000억 원가량의 ELS에서 손실이 날 수 있다.
H지수는 지난 3월 18일 6051까지 추락했다가 4월 초 7500선까지 반등했다. 하지만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까지 방역봉쇄가 이뤄지면서 다시 6800선으로 내려앉았다. 단기간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꺾여 봉쇄가 풀리지 않는다면 시간이 갈수록 중국 경제가 입을 타격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ELS 공포는 미국 주식에서도 커지고 있다. 테슬라·넷플릭스·AMD·엔비디아 등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증시를 짓누르는 악재가 하나씩 해소되기 전까지는 주식 비중을 줄이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가장 먼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긴축 불안이 완화되고, 중국의 방역이 효과를 거둬 봉쇄가 해제되는 수순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상황은 러시아가 동유럽 가스 공급을 중단하며 장기전 준비에 돌입한 만큼 상당기간 부담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식량대란이 추가 악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과 비료값 인상에 따른 작황 감소의 영향이 하반기 실제 식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다. 상반기에 기존 악재가 완화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는 설상가상의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