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 시 소변과 피검사로 신장기능 확인 필요
-운동과 저염 식사로 혈당·혈압관리 신경 써야
[일요신문] 50대 A씨는 최근 들어 소변이 이상했다. 거품이 많이 나기도 하고, 건강검진 상 혈뇨라 진단받기도 했다. 소변을 볼 때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특별히 몸에 이상이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소변검사 결과에 따라 ‘재검’을 받았더니, 뜻밖에 신장염이라고 했다.
모양이 콩처럼 생겼는데 색깔은 팥의 색이어서 ‘콩팥’이라 불리는 신장은 등 뒤쪽 허리에 위치한 2개의 장기다. 콩팥은 몸 속 혈액을 깨끗하게 걸러주어 몸 속 ‘정수기’라 불린다. 우리 몸의 전해질의 평형 유지, 산성과 염기성 조절, 조혈 호르몬을 생성해 빈혈을 예방해준다.
온종합병원 인공신장센터 전하경 과장(신장내과전문의)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고령화시대를 맞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우리 몸의 정수기인 신장과 투석에 대해 알아본다. 아래는 일문일답.
#소변에서 거품이 나거나 검진 상 ‘혈뇨’로 진단받는 경우가 있는데?
“소변에 거품 자체가 있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데, 거품의 양이 소변을 볼 때마다 점점 많아지거나 거품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남아있는 경우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거품뇨’라고 하는데 정밀 소변검사를 받아야 하고, 대개 ‘단백뇨’로 진단받는다.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나온다는 것인데, 콩팥은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소변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걸러주는 역할을 하는데 콩팥 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나갈 수 있다.
소변 검사 상 ‘혈뇨’로 진단받는 경우도 있는데, 콩팥의 기능에 이상이 있어 피가 빠져나온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단백뇨’, ‘혈뇨’로 진단받았다면, 최소 1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검사를 통해 이상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나빠진 콩팥을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은?
“나이가 들면 신체 장기도 노화된다. 콩팥 역시 자연적으로 조금씩 기능이 떨어지는데, 문제는 콩팥은 이상이 생겨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거다.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콩팥이 상당히 망가진 상태라 볼 수 있다. 90% 정도 손상될 때까지 증상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콩팥이 많이 손상되면 제 기능을 못한다. 소변량 저하로 인한 부종이 생기고, 소변을 통해 노폐물 배설이 잘 되지 않아 노폐물들이 쌓여 ‘요독’ 증상이 나타난다. 요독 증상은 속이 메스껍고 두통이 생기고, 식욕저하, 가려움, 피곤함 등이 나타나고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떨어진다. 또 전해질 균형이 이뤄지지 않아 칼륨 수치가 높아져서 부정맥이 생기기도 하고, 조혈 호르몬이 생성되지 않아 빈혈이 생기기도 한다.”
#신장 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은?
“대표적으로 소변검사와 피검사가 있다. 소변검사에서 단백뇨, 혈뇨 등이 나오는지 확인하고, 피검사로는 ‘사구체 여과율’이라는 신장 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수치를 확인한다. 사구체 여과율이란, 콩팥이 피에서 요독 물질을 얼마나 잘 걸러낼 수 있는지 수치화한 지표에 해당한다. 그밖에 초음파 검사를 통해 콩팥의 크기나 모양을 확인할 수 있다.”
#콩팥질환하면 투석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투석은 언제 시작하는지?
“피검사를 통해 확인되는 ‘사구체 여과율’로 콩팥의 상태를 5단계로 나눌 수 있다. 마지막단계, 즉 콩팥이 더 이상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그때 인공적으로 피를 걸러줘야 한다. 사구체 여과율이 15%미만으로 떨어지게 되는 경우인데, 그때는 콩팥의 역할을 대신 해주는 치료가 필요하고 그 역할을 투석기계가 하게 되는 것이다. 잔여 신기능이 얼마나 되는지, 증상이 어떤지에 따라 투석횟수와 시간이 정해지지만, 보통 한번에 3∼4시간 정도 소요되고, 1주일에 2번 또는 3번 투석하게 된다.”
#투석하기 전 혈관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던데?
“투석 환자들을 보면, 팔에 두꺼운 바늘을 2군데 꽂아서 한쪽으로는 몸에서 나오는 피, 다른 한쪽은 투석기계를 거쳐서 다시 몸으로 깨끗한 피가 들어간다. 이렇게 투석할 때는 바늘로 찌르기 쉬운 위치에 혈관이 있어야 하고, 두꺼운 바늘로 자주 찔러도 버틸 수 있는 혈관을 유지해야 한다. 많은 피를 투석기로 빼내야 하므로 크고 튼튼한 혈관이 필요하다. 이런 혈관은 우리 몸 깊은 곳에 위치하므로 투석할 때마다 혈관을 찾아 바늘로 찌르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투석환자들은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는 혈관 수술을 받게 된다. 두 혈관을 연결하게 되면 동맥 압으로 인해 연결된 정맥이 커지게 되고 튼튼하게 자라게 된다. 보통 수술 후 6∼8주 지나면 혈관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정맥은 우리 몸 표면에 보이기 쉽게 위치해 있어 투석 시 혈관주사도 손쉽다.”
#신장 건강을 위해 고쳐야 하는 습관, 생활방식은?
“인구의 고령화로 고혈압과 당뇨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혈압과 혈당만 잘 조절해도 신장기능이 더 나빠지지 않게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적당한 운동을 통한 체중관리와 함께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제를 복용하는 것은 간이나 신장에 좋지 않을 수 있으므로 사전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만성 콩팥병 환자들은 관절이나 허리가 좋지 않아서 정형외과, 신경외과 진료를 자주 받게 되는데, 이 경우 해당 의사에게 자신의 콩팥 상태를 말해야 한다. 이를 놓치면 해당진료과에서 관절이나 허리 통증만 생각해서 콩팥에 해로운 진통제 처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기봉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온요양병원 입원 무연고자, 의료복지 덕에 수감 모면 병원요양
온라인 기사 ( 2024.12.15 10: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