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정책력 물음표…김동연 경기도 의혹 파헤칠 수 있을지 의문
의원직까지 내려놓으며 경기지사에 도전한 김은혜 후보는 인수위 대변인을 맡은 경력을 바탕으로 윤심의 후광을 받고 있다. 지난 2일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경기도 GTX-A 건설 현장을 둘러보며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에게 현안 설명을 들었는데 이 자리에 김은혜 후보도 함께했다. 민주당이 선거 개입이라고 반발할 만큼 당선인과 김 후보는 지근거리에서 현장을 누비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여야를 막론하고 “사실상 김은혜 후보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대통령과의 친분은 김은혜 후보에게 중앙의 지원을 효과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안겼다. 통상 정권 초 여당에 힘을 실어주자는 정서가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김은혜 후보에게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은 효과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런 김 후보에게도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김은혜 후보는 행정 경험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구 1400만 경기도의 행정 총책임자에 걸맞은 업적이나 정책력을 선보인 적이 있느냐는 얘기다. 김은혜 후보는 MBC 기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대변인, KT 커뮤니케이션실 실장, 윤석열 인수위 대변인 등을 거쳤지만 본인이 정책의 결정권자로서 활약했던 경력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김동연 후보는 5월 7일 Jtbc 인터뷰에서 “한 일을 갖고 얘기를 해야죠. 어떤 일을 했나요. 청와대 대변인으로 한 것은 말로 옮긴 것”이라며 “공직후보자에 대한 평가는 그 사람이 한 일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한 일에 대한 얘기를 내놔야 하는데 그게 없기 때문에 결국 대변인, 당선자의 생각이나 인수위에서 한 일 갖고 자꾸 얘기한다”고 꼬집었다. 기획재정부 장관,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자신과 정책력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후보는 청계천 판자촌, 상고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장관, 경제부총리까지 오른 공무원 사회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김대중 정부 대통령 비서실장 보좌관, 노무현 정부 기획예산처 전략기획관,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국정과제비서관, 박근혜 정부 국무조정실장, 문재인 정부 기획재정부 장관을 거치며 행정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대선에서도 공약 현실성과 도덕성 면에선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 김동연 후보의 리스크는 다름 아닌 이재명 리스크다. 지금도 경기도엔 이재명 지사가 등용하거나 성남시청에서 전출 온 공무원이 눌러앉아 있다. 선거 캠프에도 이재명 사단으로 불리던 인물들이 대거 합류한 상태다. 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고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 이석훈 전 경기도주식회사 대표, 이우종 전 경기아트센터장이 캠프에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이재명계가 이렇게 많으면 김동연 후보가 당선돼도 그동안 제기된 경기도 의혹들을 제대로 파헤치지 못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도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4월 압수수색을 받았다. 영장에는 이재명 전 지사와 배우자 김혜경 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이들을 국고 손실 혐의의 공범으로 명시했다. 국민의힘 측 인사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 외에도 경기도 도정을 전반적으로 점검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동연 후보 캠프 관계자는 10일 “김동연 캠프는 이재명 사단이라기보다 민주당이 원팀으로 참여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경선 후보였던 조정식, 안민석, 염태영 후보도 공동위원장으로 함께해 주셨고 이낙연 전 총리, 정세균 전 의장 측 인사를 비롯한 여러 계파의 정치인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