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이전 후 첫 주말 집회…단체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 반대”
성소수자차별반대단체 무지개행동 등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은 14일 오후 3시 용산역 광장에서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기념대회를 개최했다. 이후 삼각지역을 지나 녹사평역 이태원 광장을 향해 약 500여 명 규모 행진 시위를 진행했다. 경찰은 용산역 주변에 유동 인구가 많은 만큼 질서 통제나 충돌 방지를 위해 광장 인근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경력 수십 명을 배치했다.
공동행동은 대통령 집무실 방향으로 행진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성소수자를 혐오하고 차별하지 않고 앞장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싸우고 구호를 외치겠다. 우리의 집회는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이뤄진 첫 집회로 남을 것”이라며 “새 정부 첫날부터 대통령 비서관이 ‘동성애는 치료될 수 있다’는 망언을 쏟아냈고, 거대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고 외쳤다. 이어 “아직도 ‘나중에’를 말하는 정치를 향해 성소수자가 여기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찰은 행진 경로 일부 구간이 ‘대통령 관저 100m 이내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3호에 저촉된다며 금지통고 처분을 내렸지만, 이날 공동행동 측 행진을 법원이 조건부로 인용한 범위 내에서 허용했다. 법원은 “대통령 집무실은 관저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집무실 100m 이내 구간에서의 행진을 허용했다. 다만 경호와 차량 정체 우려를 고려해 한 장소에 계속 머무는 것은 금지했다.
한편 공동행동은 용산역 광장에서 개최한 본집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포함해 △전파매개행위죄 폐지 △성교육표준안 폐기 △군형법 추행죄 폐지 △수술없는 성별정정 보장 △트랜스젠더 건강보험 보장 △성소수자 인권교육 실시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