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식사 이벤트 참여하려 330명 개명…일부는 ‘3회 제한’에 막혀 평생 ‘연어’로 살 처지
이 모든 단어들이 사람 이름이라면 믿겠는가. 요즘 대만에서는 이른바 ‘연어 카오스’ 후유증 때문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공짜 연어 초밥을 먹기 위해서 이름을 잠시 ‘연어’로 개명했던 사람들이 다시 원래 이름으로 바꾸지 못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3월, 회전초밥 체인점인 ‘스시로’는 이름에 ‘연어(guiyu)’라는 동음이의어가 있는 사람들에게 연어 초밥을 할인해 주거나, 또는 정확히 ‘연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에게는 최대 다섯 명의 사람들과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벌였다.
공짜 초밥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330명가량이 장난삼아 이름을 개명했고, 이는 ‘연어 카오스’라고 불리는 광풍으로 번졌다. 당시 한꺼번에 몰려든 개명 신청자들 때문에 호적등기소의 직원들이 애를 먹을 정도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밥을 실컷 공짜로 먹고 난 후 며칠 있다가 원래 이름으로 다시 바꾸었지만, 이 가운데 일부는 1년이 넘도록 이름을 되돌리지 못하고 있다. 이름을 최대 세 번까지만 바꿀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법 때문이다. 예를 들어 ‘쯔엉의 연어 꿈’으로 이름을 바꾼 한 학생은 그가 아기였을 때 부모가 이미 두 번이나 이름을 바꾼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멘붕에 빠졌다. 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평생 ‘연어 꿈’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야 할 처지가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현재 대만 의원들은 연어 광풍의 후유증을 해소하기 위한 법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 장난삼아 개명을 하지 못하도록 개명 절차를 더 어렵게 하거나, 비용이 더 많이 들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횟수 제한을 풀자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이런 법 개정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인격을 판 사람들을 위해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단 말인가”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또 다른 누리꾼은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져라, 이 연어들아!”라며 조롱하고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