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확보한 데 이어 관련 기술력도 확보…소상공인 상권 침해 논란은 넘어야 할 산
#RS솔루션즈의 이기종 주차 시스템 기술이란?
일요신문 취재 결과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RS솔루션즈를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RS솔루션즈는 이기종 주차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유명하다. RS솔루션즈의 기술을 활용하면 관제 시스템이 각기 다른 주차장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다. 또 유인 주차장에서 무인 주차장으로 전환할 때도 주차장에 설치된 기존 관제 시스템과 관계없이 무인정산기만 부착하면 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주차장 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월 8일자로 GS파크24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GS파크24는 주차장 운영 업체로 전국에 약 630개의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다. 경쟁 업체 파킹클라우드나 나이스파크보다는 보유 주차장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기업인 카카오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언제든 사업 확대를 도모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전국 약 1600곳의 주차장과 제휴를 맺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를 통해 목적지와 가까운 제휴 주차장 정보를 확인하고, 예약까지 할 수 있다. 또 주차장 출입구에서 주차요금을 정산할 필요 없이 카카오T로 바로 정산이 가능하고, 일부 주차장은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해 만차 예측 정보까지 알려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차장 위탁운영 사업도 하고 있다. 대형 시설과 계약을 맺고, 시설에 설치된 주차장을 직접 운영하는 사업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차장 사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위탁운영 주차장이 기존 에버랜드, 코엑스 등에서 남이섬, 서울대공원 등으로 확대됐다”며 “외부활동 회복에 따른 주차장 수익 증대로 주차장 위탁운영 부문의 매출 고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GS파크24를 인수해 보유 주차장을 늘렸고, RS솔루션즈를 인수함으로써 주차장 관련 기술력까지 확보한 셈이다. RS솔루션즈는 과거에도 카카오모빌리티와 협업을 한 바 있다. 속초시 시설관리공단은 2020년 카카오모빌리티, RS솔루션즈와 속초시 공영주차장 정보화 연계사업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또 성북구도시관리공단은 올해 1월 두 회사와 성북구 공영주차장 스마트 연계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RS솔루션즈의 인수가는 공개하지 않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차장 사업 영역을 단순 주차장 운영에 국한하지 않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EV(전기차) 충전, 세차, 경정비 등 주차장을 거점으로 하는 서비스를 비롯해 물류, 공간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와 기술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의 공간 정보 처리 기술을 활용해 주차장 공간에 대한 3차원 고정밀 공간 정보 지도를 구축하고 △주차장 관제 효율화 △실내 자율주행 배송 △무인관제로봇 가동 등의 신규 기술 도입도 추진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RS솔루션즈의 기술력으로 국내 여러 주차 설비를 통합해 표준화된 주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다 다양한 주차장 환경에서 카카오T의 혁신적인 주차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단순히 GS파크24와의 시너지를 위한 인수라기보다는 주차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상공인 업종 침해 논란은 넘어야할 산
민영 주차장 업체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행보를 곱게 보지 않는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접 주차장을 운영하면서 제휴·할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민영 주차장 업체를 찾는 손님이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영 주차장 업체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이 대기업과 경쟁을 하면 현실적으로 이길 방법이 없다”며 “카카오는 대기업인 만큼 그에 걸맞은 사업을 해야지 주차장같이 작은 사업에 진출해 소상공인의 밥그릇까지 차지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과거에도 비슷한 일로 택시업계와 갈등을 겪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2018년 카풀 서비스를 출시하자 택시업계에서는 강력히 반대했고,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를 철수했다. 대신 카카오모빌리티는 다수의 택시 업체를 인수해 직접 택시 사업에 뛰어들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가맹택시 3만 7000대와 직영택시 900여대를 확보하고 있다. 택시업계는 현재도 카카오모빌리티에 직영 택시 매각을 요구하고 있다.
비단 택시가 아니더라도 카카오는 소상공인의 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책회의에서 “카카오는 규제 완화의 틈새를 이용해서 택시, 주차, 대리운전, 스크린골프 등 골목상권으로 깊숙이 침투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있던 영세 상인들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고 있다”며 “독점적 지위를 악용한 갑질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카카오택시는 가맹 택시에 콜 몰아주기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당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주차장 업계와의 동반 성장 방안을 꾸준히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주차장 운영 업체에 납품을 하는 중소 설비 업체들과의 상생을 강조했다. 앞서의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RS솔루션즈의 통합 관제 솔루션을 중소 설비 업체들에게 제공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중소 업체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게 되고, 영업 효율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