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살해한 40대 여성, 유기한 시신 다시 꺼내 지장 찍어 계약서 위조

임의로 사용한 1억 원 상환 부담 느껴 살해…미리 경작지에 구덩이 파놓고 살해 계획

[일요신문] 한 40대 여성이 주식 공동 투자자인 50대 남성 의사를 살해 및 시신 유기한 것도 모자라, 다음 날 시신을 다시 꺼내 엄지에 인주를 묻힌 후 주식거래 계약서에 지장을 찍는 등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식 공동 투자자인 50대 남성 의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40대 여성이 범행 사실을 숨기려 다시 시신을 꺼내 주식거래 계약서에 지장을 찍는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임준선 기자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박무영)는 10일 살인과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 씨에 대한 첫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와 50대 남성 의사인 B 씨는 인터넷 주식 카페에서 동업 투자를 위해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B 씨는 A 씨가 자신의 투자금 중 약 1억 원을 임의로 사용하자 A 씨에게 상환을 요구했다. A 씨는 이에 부담을 느끼고 B 씨를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범행 전 A 씨는 경남 양산의 한 경작지 소유주에게 연락을 취해 나무를 심어보고 싶다며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 씨는 포크레인 기사를 불러 밭에 구덩이를 파놓았다.

또한 A 씨는 경찰 수사를 피하고자 허위 차량 번호가 적힌 A4 용지 100여 장을 차량 번호판 위에 붙이기도 했다.

범행 준비를 마친 A 씨는 4월 6일 부산의 한 사찰 주차장에서 조수석에 있던 B씨를 미리 준비한 도구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후 양산 경작지에 파놓은 구덩이에 B 씨의 시신을 유기했다.

그러나 범행 다음 날 A 씨는 B 씨의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B 씨 살해 및 시신 유기 사실을 숨겨야 했던 A 씨는 양산 경작지에 다시 찾아가 B 씨를 꺼내 왼손 엄지에 인주를 묻혀 주식계약서에 지장을 찍는 행각을 벌였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A 씨 측 변호인은 혐의를 인정했다. 다음 재판은 7월 8일 오전 10시 30분 부산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찬웅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