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부담에 거래절벽…1억∼3억 원 낮춘 급매도 안 팔려
지난 주말 주요 수도권 아파트 거래 시장은 미국이 한 번에 0.75%포인트의 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후 매수 문의가 뚝 끊기는 등 종전보다 더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다. 다주택자 매물은 늘어난 반면 매수세는 위축됐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기준으로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서울 25개구 가운데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작년보다 오른 곳은 대통령실 이전 호재가 있는 용산구가 0.39%, 서초 0.57%, 강남 0.32% 등 강남 핵심지역과 재개발·재건축 기대심리가 큰 동작구가 0.04%, 양천구 0.01% 등 총 5곳뿐이다. 나머지 21개 구는 누적 상승률이 모두 마이너스다.
서울 외곽 노원·도봉·강북구를 일컫는 ‘노도강’과 성북구 일대는 물론 강남권인 송파·강동구, 강북의 인기 지역인 마포·성동·서대문구 등지까지 일제히 하락세다.
최근 계속되는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를 비롯해 경제 위기감이 커지면서 수도권의 주택 가격 하락이 본격화하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는 1∼4단지 3885가구 가운데 올해 매매 실거래가 건수는 단 2건에 불과하다. 지난 5월 3일에 신고된 전용 84.6㎡는 18억 4000만 원에 거래돼 작년 9월 최고가 19억 4500만 원보다 1억 500만 원 하락했다.
강남권인 송파구 잠실 일대도 매수세가 급감하면서 엘스·리센츠 전용 84㎡의 경우 일반 매물 가격인 25억 원보다 최고 2억 원 이상 낮춘 22억∼23억 원짜리 급매물도 찾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금리 부담이 연 6%대로 높아졌고, 앞으로 7∼8%대까지 높아진다고 하니 매수세가 붙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대표 중저가 주택 밀집지인 노도강 지역도 시세보다 5000만∼6000만 원 싼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안 된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가 급락하고 추가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택시장에 불안심리가 드리워지고 있다”며 “당분간 집값이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